명문 KEDGE와 양해각서
"대학, 앉아서 학생 기다리던 시대 갔다"
[ 임기훈 기자 ] 고려대가 국내 대학 중 최초로 프랑스에 경영전문대학원(MBA) 교육과정을 수출한다. 고려대는 앞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도 MBA 과정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고려대 관계자에 따르면 고려대는 오는 22일 프랑스 보르도에 있는 KEDGE 비즈니스스쿨과 고려대 MBA 과정을 개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KEDGE 비즈니스스쿨은 프랑스 상위 5위권 경영대학으로,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그제큐티브 MBA 과정은 세계 48위(고려대 22위)다.
고려대 MBA는 거쳐간 학생들의 경력을 관리해주는 경력개발센터(CDC)가 특화돼 있다. 여기에서는 이력서 작성, 면접 요령 등을 강의할 뿐 아니라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인턴십까지 주선해준다.
이번 MBA 과정은 ‘유라시아 MBA’(가칭)로 유럽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수업은 아시아 기업에 취업하고 싶어하거나 유럽에 있는 아시아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고려대는 교육프로그램과 각종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학생 모집과 강의 장소 제공 등 해당 MBA 과정 운영은 KEDGE 측이 담당하게 된다. 일부 강의는 고려대에서 교수를 파견해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희 고려대 경영대 학장은 “늦어도 내년에는 강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정 기간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유라시아 MBA 과정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고려대는 이 과정을 수료한 학생에게 기업 인턴십을 제공한다는 방침 아래 국내 기업들과 협의하고 있다. 수업에는 경영학 관련 내용을 비롯해 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와 한글 강좌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학이 교육과정을 해외에 개설하기는 학부와 대학원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고려대 MBA 과정이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MBA는 최근 미국 텍사스대(UTD)에서 발표한 ‘UTD 100대 세계 경영대 연구 성과 순위’에서 국내 1위 MBA로 선정됐으며 세계 89위를 차지했다. 고려대는 2011년 100위권에 진입한 뒤 한국 중국 일본 대학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100위권에 들었다.
이번 수출은 최근 몇 년간 고려대 경영대가 해외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온 결과다. 이 학장은 “이번 협력도 KEDGE 비즈니스 스쿨에서 우리 경영대학의 연구성과 등을 감안해 먼저 제안해온 것”이라며 “이제 대학이 앉아서 학생을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고려대는 다른 지역에서도 MBA과정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중국 한 대학과 실무 차원의 협의를 진행 중이며 동남아시아 국가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계속해서 진출 국가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김병철 고려대 총장은 “MBA과정 수출은 비단 우리 학교만의 성과가 아니라 교육 한류가 시작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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