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에서도 본격적인 '장성택 물빼기' 작업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13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기점으로 이른바 장성택 사람으로 알려진 노동당 고위 인사들의 낙마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 초부터 공식활동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숙청설이 나왔던 문경덕 전 평양시 당 책임비서가 김수길 전 군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으로 교체됐다.
문경덕은 장성택이 1988년 당 청년사업부장에 오른 이후 그 밑에서 청년동맹 간부로 활동하며 인연을 키웠던 인물.
2002년 10월 경제시찰단원으로 장성택과 함께 남한을 다녀갔으며, 2000년대 후반에도 당 행정부에서 함께 일했다.
리영수 당 근로단체부장도 교체됐다. 리 전 부장은 1978년 사로청(청년동맹 전신)의 수장에 올라 8년간 재임하면서 당 청년사업부에서 일하던 장성택과 호흡을 맞췄다.
2000년대 후반에는 당 행정부에서 장성택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관련 부서들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어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경희 밑에서 당 경공업부장을 하던 백계룡이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되지 못한 대신,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였던 오수용이 노동당 비서로 승진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는 이번에 최고인민회의의 예산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북한은 작년 12월 장성택을 국가내란음모죄로 처형하면서도 국내외 여론을 의식해 장성택 계열 고위간부 인사에 크게 손을 대지 않았다.
그 후 여파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장성택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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