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임플란트 선택기준
국산 vs 수입 제품
국산·수입 품질 차이없어…의료진 숙련도가 더 중요
대학병원 vs 개인병원
대학병원 장기적인 사후관리…개인병원 추가 비용 부담 없어
[ 이준혁 기자 ] 만성 치주염으로 윗니 두 개와 아랫니 두 개를 빼야 하는 장모씨(53·경기 고양시 덕양구)는 얼마 전 서울의 유명한 치과병원에서 임플란트 상담을 받았다. 임플란트 네 개 견적은 대략 1200만원. 가격에 부담을 느낀 장씨는 집에서 가까운 동네 치과를 찾았다. 비용은 480만원으로 먼저 갔던 치과보다 700만원이나 쌌다.
지인들의 의견을 물었더니 “더 싼 곳도 많다”는 의견과 “제대로 하려면 비싼 걸 해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섰다.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은 누구나 장씨와 같은 경험을 한 번쯤은 한다. 임플란트는 아직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이다. 치과마다 시술 비용이 다르다. 같은 치과에서도 의사마다 견적을 다르게 뽑는 경우도 허다하다. 임플란트를 저렴하고 튼튼하게 시술받는 방법은 없을까.
여러 곳에서 상담받는 것이 좋아
임플란트 시술 비용은 천양지차다. 최근 경기불황 여파로 시술 비용을 ‘덤핑’으로 내놓은 치과도 많다.
임플란트 시술은 치과의사가 환자마다 진행하는 세부 진료행위와 재료가격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비싼 치과와 저렴한 치과는 적용하는 검사와 사용하는 임플란트의 브랜드, 시술 후 관리기간이 다르다.
보철과 전문의들은 “임플란트를 심기 전에 되도록 여러 치과에서 상담을 받고 세부 견적을 받아서 비교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시술 계획과 합리적인 비용을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상담할 때는 기본검사인 파노라마 엑스레이(구강카메라) 촬영비 1만5000원 정도만 내면 된다.
국산·수입품, 품질 차이 거의 없어
임플란트는 치조골(잇몸뼈)에 심는 나사 형태의 픽스처(fixture·받침대), 그 위에 끼우는 어버트먼트(abutment·기둥), 기둥 바깥쪽에 씌우는 치아 모양의 보형물 등 세 가지 구조물로 구성된다. 치과마다 다르지만 임플란트 한 개당 시술 비용은 국산은 80만~300만원 선이다. 유럽·미국산 등 수입품을 쓸 때는 이보다 50만~200만원 정도 비싸다.
고가를 받는 치과는 수입품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저가 치과는 국산 중에서도 저렴한 제품이나 중국산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국산 중 우수한 제품은 수입품과 품질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 다만 국산은 장기적인 내구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심준성 연세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는 “국산은 상용화된 지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정성을 증명하기 어려운 반면 유럽이나 미국 제품은 10년 이상 장기적 안정성에 대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말했다.
일선 치과의사들은 임플란트 비용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시술 숙련도를 꼽는다. 보통 5년 이상 임플란트를 전문적으로 시술했으면 경험이 많다고 본다. 이정택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원장은 “검사와 디자인을 아무리 잘해도 실제로 시술할 때 주변 치아 상태까지 살피는 게 쉽지 않다. 가장 이상적인 위치에 정확하게 임플란트를 심는 완성도는 오랜 임상과 노련한 경험이 좌우한다”고 말했다.
대학병원·개인치과, 어디가 좋을까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대학병원에서 할까, 개인치과에서 할까 하는 점이다.
이용무 서울대치과병원 교수는 “대학병원의 가장 큰 장점은 임플란트를 전공한 교수가 시술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믿을 수 있다”며 “대학병원이 없어질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시술 뒤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후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병원은 개인치과보다 시술비가 비싸다. 일부 대형 치과병원은 임플란트 한 개당 500만원 선까지 받기도 한다. 개인치과에서는 받지 않는 특진비도 추가된다.
개인치과는 비용이 대학병원보다 저렴하고 대부분 5~10년 정도 사후관리를 위한 추가 비용을 받지 않는다. 진세식 유디치과 강남역점 대표원장은 “대학병원 대기실처럼 오래 기다리는 번거로움이 없다”고 말했다.
3D기술로 자연치아처럼 제작
최근에는 임플란트 시술에 3차원(3D) 컴퓨터단층촬영(CT)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D 캐드캠과 프린터로 자연치아와 같은 모양의 인공치아(보철물)·임플란트 지대주를 만든 뒤 임플란트를 심는 방식이다.
시술은 덴탈 CT로 치아·턱뼈·치조골 상태를 정확하게 알아내고 수차례 컴퓨터 모의수술을 한 다음 최적의 수술 결과를 뽑아낸다. 이 원장은 “3D 기술을 활용하면 자연치아와 가장 유사한 모양으로 임플란트를 만들어 심을 수 있다”며 “잇몸라인에 맞춰 크게 임플란트 지대주를 심기 때문에 치주질환으로 잇몸뼈가 가라앉아 치주염이 재발할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이용무 서울대치과병원 교수, 이정택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원장, 진세식 유디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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