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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 코리아] 에스토니아, 國運 걸고 SW 교육…소득 5600弗서 2만3600弗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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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소프트웨어로 창의인재 키우자

SW엔지니어가 사무직보다 월급 세 배 더 받는 나라
전자정부프로젝트로 국내 ICT기업과 함께 성장



[ 강현우 기자 ]
“일반 사무직 대졸 신입사원이 한 달에 700유로가량 받습니다. 소프트웨어(SW) 전공자 월급은 2000유로를 넘습니다. 에스토니아에선 학부모들이 먼저 나서서 SW 교육을 잘하는 학교를 찾고 있습니다.”(에이브 라우링손 에스토니아 경제통상부 ICT교육과장)

‘유럽에서 창업이 가장 많은 나라’ ‘발트해의 호랑이’ 등으로 불리는 에스토니아는 1991년 옛소련 해체로 독립할 때만 해도 대부분 집에 전화기조차 없는 가난한 나라였다. 그랬던 에스토니아가 작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3600달러를 달성했다. 함께 ‘발트 3국’을 이루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이상 1만4000달러대)보다 월등히 높다.

에스토니아에서 만난 정부 관계자나 기업인, 민간 SW 전문가들은 성장의 비결로 ‘정보통신기술(ICT)의 기간 산업화’와 ‘SW 인재 육성’을 꼽았다.

전 국토 ICT화로 소득 2만달러 돌파

인구 130만명에 변변한 부존자원도 없는 소국(小國)은 독립 직후 전자정부 사업 ‘e에스토니아’를 시작했다. 수도 탈린 룻차가(街) e에스토니아 홍보관에서 만난 안나 피페랄 e에스토니아 마케팅 매니저는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글로벌 기업에 사업을 맡길 예산이 없어서 국내 기업의 역량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며 “교육도 SW 인재 육성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정부와 40여개 기업들이 함께 성장하며 이 나라의 ICT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국에 초고속통신망이 깔려있고 금융거래의 99.8%가 인터넷 뱅킹이다. 2010년 원격진료를 시작했고 현재는 처방전의 95%가 온라인으로 발급된다. 작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 25%가 전자투표로 선거권을 행사했다.

국민은 누구나 정부가 발행한 디지털 신분증인 ‘ID카드’만 있으면 e에스토니아 인터넷망 ‘X로드’에 접속해 2800가지 공공·민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만든 가드타임(보안), 스핀텍(디지털 신분증), 노르탈(개인 의료·재정 정보 관리) 등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2015년부터 전 학년 코딩 교육

이 나라의 SW 교육 시스템은 e에스토니아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구스타프 풀라 가드타임 R&D본부장은 “SW 교육으로 육성한 인재가 정부와 기업이 만든 좋은 ICT 일자리에 들어가 산업을 키우고 다시 교육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에스토니아 학생들은 초·중·고 과정에서 수학, 과학 등에서 컴퓨터를 활용하는 통합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는다. 이와 별도로 고교에선 SW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선택과목 ‘정보학’을 학년당 1만2000여명(약 30%)이 수강한다.

대학교 단계에선 에스토니아 전국 7개 대학 재학생 정원 6만4806여명 가운데 컴퓨터과학 전공이 4940명(7.6%)에 이른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선 SW 전공자의 연봉이 일반 사무직의 세 배에 달할 정도로 SW 엔지니어 공급이 부족하다. 국가 창업보육시스템인 테크노폴의 토마스 튀르크 ICT클러스터 매니저는 “ICT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연간 5000명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스토니아는 2015년부터 모든 초등학교 학생에게 컴퓨터 언어를 활용해 SW를 만들도록 하는 ‘코딩 교육’을 하기로 결정했다. 컴퓨터 활용 교육에서 SW 개발 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프로게 티게르(proge tiiger·프로그램 호랑이)’로 불리는 이 사업의 핵심 목표는 ‘학생들에게 SW 교육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 수학적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어린이용 SW ‘스크래치’ 등을 활용해 자동차나 로봇을 움직여 보는 쉬운 교육으로 시작해 고교에선 현재 대학의 컴퓨터 전공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초·중·고 전 학년의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교사와 학부모가 참가하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각 학교의 교육과정을 3분의 1 이상 결정하는 에스토니아 교육 체계에 따라 학교들은 개별적으로 프로게 티게르의 적용 학년과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프로게 티게르를 주도하는 IT교육재단의 에르키 유르바 이사장은 “모든 아이들을 SW 엔지니어로 기르자는 것이 아니라 SW와 친해지면서 소질을 일찍 계발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라며 “SW를 알고 나면 경영이나 법률, 의료 등 다른 분야에서도 유리한 융합형 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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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린=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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