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27일(15:4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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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가 건설회사 신용등급 줄하향 공포에 휩싸였다. 신용평가사들이 건설업종에 종전보다 훨씬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예상돼서다. 지난해부터 건설회사 혹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보증을 크게 늘린 일부 증권사들은 재무건전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 증권사 채권 운용역은 27일 “신용평가사들이 조만간 중대형 건설업체 신용등급을 줄하향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며 “지난 12일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계열사 꼬리 자르기 우려까지 불거진 탓에 신평사들도 더 이상 사정을 봐주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한국기업평가는 ‘건설업체 영업수익성 점검 및 전망’ 보고서를 내고 “2013년은 건설업체 수익성 측면에서 최악의 한 해였다”며 “건설업체 신용등급의 방향성은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대출 관련 매입확약이나 대출확약과 같이 실질적인 보증계약을 크게 확대해왔다. PF 보증을 줄이려는 건설사와 고수익 먹거리에 굶주린 중소 증권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그동안 PF 대출 유동화증권(ABS) 관련 보증은 거의 모두 시공사 몫이었으나 2013년에는 이 비중이 60%로 감소했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증권사들의 보증 참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송도 국제도시개발 사업이다. 증권사들은 관련 PF 대출 2조2700억원 가운데 전자단기사채로 끌어모은 약 4800억원에 대해 보증을 섰다. NH투자, 하이투자, 한화투자, HMC투자, 교보,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참여했다. 일부 증권사는 건설사가 발행한 채권이나 상환우선주 등을 인수하는 형태로 건설업종과 한 배를 타는 거래를 늘리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 재무담당 임원은 “종합적인 위험관리 능력이 충분치 못한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건설업 노출(익스포저)이 커지고 있다”며 “건설업황 부진이 계속될 경우 큰 손실을 보거나 영업용순자본(NCR) 비율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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