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RI 경영노트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창의적인 인재만 필요한 게 아니다. 구성원들이 가진 생각을 모으고 이를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집단의 창의성도 중요하다. 조직의 상황에 따라 창의성 경영의 무게중심은 달라질 수 있다.
창업 초창기나 성장기 그리고 새로운 사업 진출을 시도하는 시기에는 소수 인재들의 창의성이 성장을 이끈다. 이 시기엔 제품이나 서비스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인적자원 역시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일당백의 몫을 해낼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 발굴에 주력해야 한다.
채용 방법도 서류 전형, 인·적성검사, 인터뷰 등을 통해 다양한 역량을 검증하는 것보다는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사업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면 소수의 창의적인 인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조직이 성장할수록 규모는 커지고 기능은 더욱 세분화되는데 소수 인원들이 모든 것을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집단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데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집단의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것은 무지개 형성 원리에 빗댈 수 있다. 무지개는 대기 중에 충분한 수분, 태양광선이라는 외부의 자극, 태양을 등진 사람의 시선이 있을 때 만들어질 수 있다. 집단의 창의성 역시 개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발현될 수 있는 환경, 이 같은 아이디어가 성과 창출로 이어지게 하는 조직의 자극과 지원 그리고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우선 구성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수적이다. 틀에 박힌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한 조직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구성원 각자의 아이디어를 끄집어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시대엔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과 교류가 중요하다. 점이 모여 선을 이루고 선을 이어 면을 만드는 형태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두 번째로 여러 조직의 일사불란한 지원과 적절한 자원 배분이 필수적이다. 아이디어 제안이 많다고 모두 창의적인 조직은 아니다.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아이디어는 하나의 상상에 지나지 않는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실행 가능성과 파급 효과를 검증하고, 이를 통과한 것에 대해선 조직의 자원을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길지 결정하는 것은 상당 부분 리더의 몫이다. 아무리 독창적이고 가치 있는 아이디어라도 평가자 시각에 따라서는 쓸모 없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따라서 리더는 사방이 가로막혀 앞만 보게 되는 터널 증후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제로베이스의 사고, 한쪽 면만이 아니라 이리저리 뒤집어보는 식의 사고가 리더에게는 필요하다. 창의성 경영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 구성원들 스스로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게끔 내적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다. 일 자체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으로부터 생기는 내적 동기는 창의성을 유발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기업은 자신의 일에 몰입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인재들을 확보하고, 이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조범상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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