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운 기자 ] 소득공제 장기펀드의 80% 이상이 은행을 통해 판매되는 등 '은행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소장펀드 판매 규모를 집계한 결과 신한은행이 13억3000만원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우리은행이 12억50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국민은행(10억7000만원), 농협(8억9000만원) 순으로 은행들이 소장펀드 상위 4위까지를 차지했다.
소장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총 52억5000만원. 상위 4개 은행들의 판매 규모만도 전체의 86%에 달할 정도로 소장펀드 판매는 은행에 편중돼 있다.
반면 증권사 판매는 부진했다. 5억5000만원으로 5위를 차지한 HMC투자증권이 유일하게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일반 펀드의 판매 비중이 은행 49%, 증권사 41%로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것에 비하면 소장펀드의 '은행 쏠림' 현상은 두드러진다.
연소득 5000만원 이하로 소장펀드 가입 자격이 제한되면서 비교적 고자산군인 증권사 고객보다는 소득 분포가 넓은 은행 고객들이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은행 고객의 수요가 훨씬 많음에도 은행의 소장펀드 라인업이 한정돼 있어, 소장펀드 판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 재형저축의 경우 은행들이 앞다퉈 마케팅 경쟁에 나서면서 출시 일주일만에 70만 계좌를 돌파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소장펀드는 지난 17일 판매 개시 이후 일주일 동안 5만5800계좌 가입에 그쳤다.
30개 자산운용사가 44개 소장펀드 상품을 출시했지만, 은행에서 판매되는 소장펀드 종류는 많지 않다. 12개의 상품을 판매중인 우리은행은 가장 양호한 상황. 신한은행은 8개, 농협은 6개,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은 각각 5개, 국민은행은 3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거나 소수 인기 펀드에만 집중돼 있어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펀드를 출시한 자산운용사들은 은행 판매처를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소장펀드 출시준비단 위원장인 정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지난 13일 간담회에서 "소장펀드 성과에서 은행들의 움직임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며 "은행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광고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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