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학생기자들은 고교를 졸업하면 기사생활을 공식적으로 마감한다. 생글기자 활동은 고교생활 중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올해 새내기 대학생이 된 생글기자 4명이 고별기사를 보내왔다. 백조가 먼 길을 떠날 때 부른다는 ‘스완 송(swan song)’이다.
“생글기자 활동은 고교 최고의 추억입니다”
지난 2월 대구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 재학 중인 생글 8기 기자 김호기입니다. 2012년 6월 8일, 생글기자 합격명단을 보고 기뻐 독서동을 뛰어다닌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됐군요.
돌이켜 보면 생글기자는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평소 경제에 관심이 있어 생글생글을 자주 읽긴 했지만 이과생이 기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습니다. 경제 분야에 대한 관심이 있긴 했지만 경제논술신문을 지향하는 생글생글에서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국에 배포되는 생글생글에 나의 기사를 실을 수 있다는 점과 생글기자 활동을 통해 풍부한 지식을 쌓고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매력에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고교 2학년부터 생글기자의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생글기자 생활이 순탄하지는 않았어요. 첫 기사를 쓸 때가 기억납니다. 기사 주제 선정부터 작성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죠. 막상 기사를 쓰고 나서도 웬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럴 때마다 선배들이 첨삭을 도와줬죠. 선배들의 충고를 통해 기사 쓰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갔고, 재미도 붙었죠. 기사를 쓰는 시간이 줄어드는 기쁨도 맛봤죠. 글의 구성과 작성 과정에서 사고능력이 향상됐어요.
생글기자 오리엔테이션과 선후배 간 직무연수는 평생 기억에 남을 겁니다. 생글은 거대한 인적 커뮤니티이기도 합니다. 생글생글은 좋은 선후배와 동료가 많고, 교류도 활발합니다. 선배들과 입시 상담은 물론 사소한 고민까지 털어놓고 얘기했어요. 지난 2년간의 생글기자 활동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입니다. 지금 캠퍼스에서 내 기사를 스크랩한 파일을 펼쳐 봅니다. 참 못 썼군요. ㅎㅎ 기사를 보면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김호기 생글기자(서울대 산업공학과 1년) ghrl6173@naver.com
Adios, 생글생글!
안녕하세요. 저는 생글생글 8기 기자 손지원입니다. 인천외고를 졸업하고 올해 경희대 경제학과 새내기가 됐습니다. 지난 2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는데 벌써 기자 졸업이네요. 첫 기사를 작성하면서 설레고 불안했던 게 엊그제 같습니다. 고별기사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ㅠㅠ.
생글기자가 되는 건 단순히 학생 기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생글생글’이라는 커뮤니티에 입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전국 각지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점은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생글생글은 더 큰 사회로 나가는 첫걸음이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우고, 교내 행사나 지역경제, 시사 이슈에 더더욱 관심을 가지고 기사로 담아내는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프레스 카드를 목에 걸고 현장 취재를 나갔던 경험은 제가 기자 활동을 하면서 가장 뜻깊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는 제 자신을 보고, 제 기사가 담긴 신문을 보고 저는 소속 의식과 학생 기자로서의 책임감을 더욱 가질 수 있었습니다. 생글생글을 꾸준히 구독하고, 한경 청소년 경제체험대회, 경제동아리 리더십포럼 등 한국경제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경제학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입시 멘토링뿐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 상담을 할 수 있을 만큼 믿음직하고 좋은 사람을 알게 된 것이 기자 활동의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기자 생활뿐 아니라 학교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자신의 노력과 비례합니다. 공부에 집중하는 고등학교 생활도 물론 좋지만,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며 시야를 넓혀나가길 바란다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손지원 생글기자(경희대 경제학과 1년) sonjw0809@nate.com
“고교 3년, 생글과 함께 했어요”
고등학교 3학년을 마치고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고교 생활을 함께 한 생글기자 활동도 끝이 났습니다. 이렇게 쓰다 보니 새삼 대학에 입학했다는 사실이 실감 납니다.
생글기자에 처음 도전할 때를 돌이켜 보면 도전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싶었고, 입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기에 신청한 활동이었습니다.
시작은 가벼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제 고교 생활에 이렇게 많을 것을 남길지 몰랐습니다. 생글기자 활동은 제가 고교 3년 동안 했던 활동 중 가장 가치 있었던 활동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학교나 같은 지역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는 고등학생 중에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자활동을 하면 힘들지 않을까’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 말입니다.
비단 입시의 측면을 떠나서(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기자 활동은 노력이라는 투자를 할 가치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여기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의 틀을 깨고 넘어설 수 있었고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생글활동을 하면서 저는 경제공부를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생글에는 경제지식이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테샛공부도 함께 할 수 있지요. 물론 기사가 잘 써지지 않을 때는 힘들기도 했습니다. 생글 선후배 여러분. 고마웠습니다. 한번 생글은 영원한 생글이라는 말을 기억하면서 떠나겠습니다.
원지호 생글기자(서울대 경제학과 1년) jihowon9508@gmail.com
마지막까지 글 쓸 기회를 준 한경에 감사
‘생글기자를 마치며’라는 주제로 마지막 기사를 쓸 기회가 주어졌다. 스완 송(swan song)을 쓴다고 하니 가슴이 아리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기원된 ‘swan song’은 백조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부르는 노래라고 하지 않았던가.
노트북에 들어 있는 생글생글 지원서 파일을 열어 봤다. 한 달에 기사 세 개씩은 쓰겠다는 패기와 다짐이 들어 있다. 부끄럽게도 지키지 못했다.
내가 백조에 비유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생글기자 이지현’을 백조에 비유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백조는 우아함과 치열한 삶을 대표하는 동물이 아니던가. 다른 사람이 읽고 뭔가를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기사를 썼는지 확실치 않다. 매주 기사 한두 개씩 보내던 대단한 몇 명의 동기 기자들을 생각해 보면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다고 보기도 어렵다. 참 부끄러운 일이다.
생글생글 기자 활동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 전국적으로 같은 나이의 친구와 나보다 경험 많은 대학생 선배들, 중·고등학생 후배들을 알게 됐다. 그들과 실시간으로 근황을 공유하면서 우리 학교 밖에서 또래 친구들이 얼마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스스로 그런 활동을 만들어 가는지 알게 됐다. 사회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여러 가지 사회 이슈, 지나가다가 생각했던 사소한 불편한 점도 어떻게 기사를 쓸 수 있을까 생각했다. 글 쓰는 실력도 늘었다. 생글 기사를 많이 보내지는 못했지만, 3년간의 시간을 통해 논술 실력도 늘었다. 마지막까지 기회를 준 한국경제신문에 감사드린다. 동생들에게 꼭 생글기자에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떠난다.
이지현 생글기자(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1년) janip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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