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연 기자 ]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9거래일 연속 주식시장에서 매도 행진이다. 이번 주 우크라이나발 리스크 완화,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의 호재에도 "셀 코리아"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당분간 외국인이 매도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압박과 중국 경제 우려가 외국인의 등을 떠밀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주목하고 있는 변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이다.
19일 재닛 옐런 미국 Fed 의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인상 시점과 관련, "아마도 6개월 정도를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연말 제3차 채권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6개월 뒤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사실상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가 내년 중순께 인상될 수 있다는 것.
국내 증시는 지난해 6월 이후 FOMC 회의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아왔다. FOMC 회의 전후로 코스피지수는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다. 외국인도 매도 규모를 늘렸다. 이번 FOMC는 양적완화 축소에 금리인상 건까지 꺼내들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 회의 결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커질 수 있다"며 "과거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던 학습 효과가 외국인들의 경계감을 지속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금리 인상 조기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가치도 상승할 것" 이라며 "이로 인해 글로벌 자금이 추가적으로 이머징 금융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부담 요인이다. 올 2월 중국의 제조업지표와 수출,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투자 지표는 잇따라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데 이어 세 번째 디폴트 사례도 발생했다. 중국 태양광업체와 철강업체에 이어 부동산 개발업체인 싱룬부동산이 부채를 갚지 못해 세 번째 디폴트를 선언했다.
박성훈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중국의 디폴트 위기가 여타 기업들로 추가로 확산되는지, 외환시장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담보되는지를 확인해 보려고 할 것" 이라며 "관망 심리가 당분간 지속될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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