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34.34

  • 33.10
  • 1.32%
코스닥

696.83

  • 19.82
  • 2.93%
1/3

'크림 독립' 승인한 푸틴…美 블랙리스트 오르나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美·EU, 측근 자산동결…푸틴 직접제재 시사
금융·원자재 시장 일단 안정



[ 이정선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크림을 자치독립국가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전격 서명했다. 크림공화국 의회가 전날 실시한 주민투표를 근거로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러시아에 귀속을 요청한 이후 이뤄진 첫 조치다.

푸틴은 이어 18일에도 자국 정부와 하원, 상원 등에 크림공화국 의회가 러시아 연방으로의 편입을 제안해왔음을 통보했다. 연방 구성 주체 수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곧바로 러시아 정부 관계자 등의 자산을 동결하는 등 후속 제재에 착수했다. 하지만 푸틴의 ‘강수’에 비해 미국과 유럽의 견제 수단은 ‘솜방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발 더 내디딘 푸틴…견제 나선 서방

남은 관전포인트는 크림의 독립을 인정한 푸틴이 크림 합병을 단행할지다. 크림반도가 러시아 영토로 편입될 경우 서구와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통한 대립을 넘어 자칫 군사적 대치 상황까지 불러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은 17일 “러시아의 이번 조치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며 러시아 정부·의회 관료 7명과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인 네 명을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특별제재대상(SDN)에 포함시키는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EU 외무장관들도 이날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러시아 정부 관계자와 크림공화국 인사 등 21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과 EU는 이들에게 자산 동결, 여행금지 조치를 적용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18일 러시아와의 비자발급 완화 협상을 중단하고 투자협정과 관련된 협상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솜방망이 제재에 시장 ‘평온’

서방의 조치에 백악관은 “냉전 이후 가장 포괄적인 제재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가디언은 미국과 EU의 조치가 ‘이가 빠진(toothless)’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재 대상 인물에 푸틴은 물론 그의 핵심 측근이 제외됐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비롯해 세르게이 이바노프 크렘린 비서실장,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사장 등 푸틴의 핵심 측근과 돈줄이 제재 대상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제재 대상에 포함된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장난꾸러기(prankster)가 한 짓인 줄 알았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가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경우 검토할 수 있는 추가 제재에 어떤 개인이나 행위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푸틴의 직접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글로벌 금융·원자재 시장도 안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블화 가치는 이날 장중 달러 대비 0.6% 상승해 36.48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81센트 떨어진 배럴당 98.0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서방, 가스·경제적 타격 우려

가디언은 미국과 EU가 푸틴에 대해 강공책을 펴지 못하는 이유로 러시아가 장악한 크림반도를 되찾기 어려운 만큼 동부 우크라이나에 집중하겠다는 현실적 인식이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무역분쟁에 따른 파장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와 서방세계가 보복성 무역분쟁에 나설 경우 양측 모두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EU 내 그리스나 키프로스, 불가리아, 스페인 등은 본격적인 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가 아직까지 높다는 것도 걸림돌로 꼽힌다. EU 고위 관료는 “현재 EU는 400억큐빅미터 정도의 가스를 보유하고 있어 당분간은 충분한 양이지만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면) 다가올 겨울에는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