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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반장(원내대표)선거에 부반장(정책위의장)이 먼저 출마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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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정치부 기자) 후보도 정해지지 않은 ‘반장선거’에서 부반장이 먼저 출마를 선언하는 재미 있는 상황이 새누리당에서 연출됐습니다. 3선의 새누리당 중진인 주호영 의원이 5월15일부터 임기가 시작될 후반기 정책위의장직에 도전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통상 원내대표(반장) 후보가 정책위의장(부반장) 적임자를 지정해 ‘러닝메이트’로 당내 경선에 나섭니다.

주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으로부터 정책위의장 후보에 올라 있는거냐는 확인전화가 빗발치자 한번에 모아 의사를 말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정책위의장을 한 번 도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책의 중요성이 대단한 데다 여당 정책은 정부로 넘어가 집행되는 경우가 많아 꼭 해보고 싶었던 자리”라고 덧붙였습니다.

주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인 이완구 의원에게 ‘러닝메이트’를 하고 싶다는 뜻을 직접 전달했다고 합니다. 부반장이 반장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낸 셈이죠. 당내 지도부를 새로 꾸미려면 계파, 지역 등 안배가 당연히 필요할 것입니다. 따라서, 부반장이 아니라 분단장도 비공식 채널을 통해 얼마든지 러닝메이트 제안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부반장격인 정책위의장 희망자가 언론에 러닝메이트 제안을 밝힌 것은 상당히 파격적입니다.

기자회견 후 당내에선 원내 반장격인 원내대표에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없는 상황에서 주 의원이 ‘오버’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옵니다.

지금까지는 원내대표에 나설 의원들이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히거나 정책위의장 후보와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번처럼 정책위의장 후보가 원내대표 후보를 찾아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겁니다.

현재 차기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이완구 의원 쪽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유력 후보군이었던 남경필 의원이 6·4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로 나서고, 이주영 의원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발탁되면서 후보군이 이 의원으로 정리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 때문에 이 의원이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주 의원을 앞세워 원내 분위기를 살펴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 의원이 겉으론 똑부러진 대답 대신 "시간을 갖고 연구해보자"고 답한 것도 이런 시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일반적으로 지역 편중을 막기 위해 ‘수도권-영남’, ‘영남-충청’ 식으로 지역을 달리해 조를 짜 왔습니다. 충청 출신에 범친박 계열로 분류되는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다면, 파트너인 정책위의장에는 영남 출신 비주류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 의원 지역구는 대구 수성구입니다. 이 의원은 최근 주 의원에게 많은 곳에서 자신에게 달라붙으려 하자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의원 발언이 유력 후보인 이 의원과 손잡고 정책위의장 출마를 저울질중인 장윤석 의원 등 경쟁자들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복선이 깔린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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