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단기 부동자금이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단기 부동자금은 712조8854억원에 달했다.
연말 기준으로 단기 부동자금이 70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 자금은 2008년 말 540조원에서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2009년 말 647조원으로 급증했고 이어 2010년 말 653조원, 2011년 말 650조원, 2012년 말 666조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에는 700조원 선을 돌파해 600조원 선을 넘은 지 4년 만에 7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말 단기 부동자금 중 현금은 53조원, 요구불예금 126조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327조원, 머니마켓펀드(MMF) 44조원, 양도성예금증서(CD) 22조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36조, 환매조건부채권(RP) 10조원이다.
MMF 수치 등은 정부와 비거주자 보유분을 제외한 것이다. 여기에 6개월 미만 정기예금 71조원과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14조원을 합한 것이 시중에 대기 중인 단기 부동자금이다.
단기 부동자금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돈이 들어갈 투자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 금리는 낮고 주식과 펀드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제 시중은행의 1년짜리 정기 예·적금 상품에서 3%대 금리를 거의 찾을 수 없다. 주식 시장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2011.34인 코스피지수는 지난 14일 현재 1919.90으로 오히려 4.6% 내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펀드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3.99%로 원금을 까먹고 있다. 해외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1.64%에 그치고 있고 국내채권형은 0.73%, 해외주식형은 -4.71%로 실적이 저조하다.
그나마 정부가 지난해 '4·1부동산 대책'과 '8·28전월세 대책' 등을 발표하며 주택 거래가 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홀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부동산 투자심리가 얼마나 개선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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