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 취업 전문가 20명에 설문
[ 김은진 기자 ] 8대 스펙, 통섭형 인재, 이색 채용…. 지난해 채용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키워드다. 올해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까.
한국경제신문의 대학생 전문 격주간지 ‘캠퍼스 잡앤조이’는 최신호(사진) 커버스토리를 통해 ‘올해 취업 키워드’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 소개했다. 이는 20명의 취업전문가들에게 올해 달라지는 채용시장 트렌드에 대한 의견을 물어 종합한 것이다. 5대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1) 수시·비공개 채용 확대
상·하반기 공개채용이 진행되는 3월과 9월은 취업 ‘시즌’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서서히 ‘시즌’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1년 내내 취업시장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추천 채용이나 인재검색 채용 등 대부분 비공개로 이뤄지는 탓에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또 하나의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기업이 비공개 채용을 선호하는 것은 채용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검증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다.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 비율을 낮추고,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 없이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려는 것이다. 박정혁 업클래스 대표는 “다양한 채용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주변 인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며 “대학 때 인턴십을 꾸준히 하면서 실무 능력을 키우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 거세지는 압박 면접
지원자들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적어 넣는 스펙은 채용시장에서 변별력을 잃은 지 오래다.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찾기 위해 더욱 신경 쓰는 부분이 면접이다. 작년 하반기 오디션 방식이나 협상 방식 등 다양한 면접이 등장한 이유다.
올해는 압박 면접이 더 세질 전망이다. ‘일단 되고 보자’는 식으로 입사했다가 조기 퇴사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압박 면접을 통해 우직하게 업무를 수행할 지원자를 선발하겠다는 의도다. 황은희 커리어넷 수석연구원은 “올해 채용면접은 ‘역량테스트, 실무자 면접, 팀 프로젝트, 임원면접’ 등 여러 절차에 걸쳐 시스템을 구축하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며 “오디션 면접, 팀 프로젝트 면접 등으로 지원자 역량 평가를 위해 면접이 다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3) 실전 투입 가능한 직무능력
채용시장이 모진 풍파를 겪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직무의 중요성’이다. 아무리 높은 점수여도 직무에 맞는 스펙이 아니라면 무용지물이다.
적성검사의 중요성도 두드러지고 있다. ‘2014년은 적성검사의 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기존에 적성검사를 시행하던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올해도 변함없이 적성검사를 하고, 스펙 초월이나 열린 채용을 표방하고 나선 공기업도 적성검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시한 에듀홀릭 대표는 “스펙 초월 전형의 핵심인 자소서에서는 직무 관련 경험으로 어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인턴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적성검사도 따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4) 탈스펙·스펙 초월 본격화
지난해 서울시는 산하기관 신입사원 선발 시 직무와 무관한 항목을 뺀 ‘표준이력서’를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기업이 ‘스펙 타파’에 적극적인 이유는 빨라지는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구성원을 선발하기 위해서다.
한 장의 표준 이력서 대신 포트폴리오로 지원자를 평가하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 지원자의 모든 경험이 담겨 있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원자에 대해 더 깊게 파악하고 신중하게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대성 브라운잡 대표 헤드헌터는 “이력서 항목의 변화는 ‘스펙 타파’와 동시에 대학생활이 아닌 직무 경험, 복수 전공과 지원 직무와의 관계 등 직무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 멀티 플레이어·융합형 인재
이제 관심과 열정만으로는 취업의 좁은 문을 뚫을 수 없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놓여 있는 기업들은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창의적인 대안과 실천 가능한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다.
한 가지 프로젝트를 성취하기 위해 요구되는 다양한 지식을 갖춘 다(多)전공자를 선호하기도 한다. 포스코의 문리 통합 채용, 삼성의 인문학·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등 기업들이 융합형 인재 채용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오규덕 오쌤커리어연구소 소장은 “영어와 학점으로 기본 성실성을 입증하고 목표 직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준비해야 한다”며 “창의성, 적극성, 유연성 등의 내적 역량과 감수성, 협력과 소통 등의 관계형성 능력이 있음을 어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진 한경매거진 기자 skysung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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