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2014년 3월 어제 (3일)와 오늘 사이 최대 인기를 끄는 스타는 단연 ‘SN 2014J’라고 이름 지어진 진짜별 ‘초신성’이 꼽힙니다. 이 초신성은 지구에서 빛이 1200만년 후에 도달하는 거리 만큼 떨어진 외부 은하인 M82 [the galaxy M82]에 있는 백색왜성 입니다.
백색왜성 SN 2014J은 대폭발하며 평소 보다 수천만배에 이르는 엄청난 빛을 쏟아내면서 밝아지는 장면이 지난 1월 21일 영국 런던대 관측소의 망원경에 우연히 포착돼 미국 항공우주국 NASA에 보고됐습니다.
나사는 즉각 스위프트 위성의 자외선/망원경을 이용해 SN 2014J [쌍성계를 이루는 백색왜성이 상대편 거성으로부터 물질을 빨아들이다 한계점 (찬드라세카르 질량한계)를 넘을 경우 대폭발하는 1a형 초신성]을 확인한 뒤 홈페이지에 한 달여가 훨씬 넘은 지난 1월 24일자로 관련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아래 캡처=나사 홈페이지]
나사에 따르면 이 초신성은 최근 20년 사이 발견된 초신성 가운데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발견된 것이 특징입니다. 사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떨어진 거리는 무려 1200만 광년에 이릅니다.
국내 한 언론은 나사측에서 공개한 초신성 폭발 장면과 함께 관련 기사를 만들어 어제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국내 인터넷에서 높은 관심을 받으며 이 초신성을 포털사이트 네이버 ‘핫 토픽 검색어’로 밀어 올렸습니다. 초신성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셈입니다.
이후 국내 인터넷 중심의 언론들은 관련 기사를 양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부터 오늘 10시 현재까지 네이버에 전송된 관련 기사 수만 17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내용은 거의가 ‘대동소이’ 합니다만.
여기서 문제는 이 기사들이 제목이나 내용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지적됩니다. 나사의 자료에서 [about 12 million light-years away]라고 표현한 부문을 “1200광년 (특히 기사 대부분은 어디에서 확인했는지 ‘1100광년’이라는 제목이 많음)”이라고 오역하고 있습니다.
1200광년과 1200만 광연은 매우 큰 차이가 있지요. 참고로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의 지름은 약 10만 광년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는 일부 언론이 잘 못 쓴 기사를 다른 언론이 확인도 않고 그대로 전재하면서 빚어진 해프닝으로 여겨집니다.
이번에 폭발이 관측된 초신성에 붙은 이름 ‘SN 2014J’에서 SN은 SuperNova의 약자이고 올해 2014년에 관측됐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보통 연도 뒤에 붙는 알바벳은 발견된 순서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이 초신성에 붙은 J의 경우 ‘10번째’라기 보다는 오히려 1월 [January]을 뜻하는 게 아닌가하는 추정입니다.
언론 등에서 흔히 급작스럽게 부상한 스타를 일컫어 ‘초신성’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예컨대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급부상했을 때 ‘초신성’이라는 수식어가 동원됐었지요. 하지만 초신성의 엄밀한 의미로 따지면 이는 잘 못된 수식어로 보입니다. 초신성은 사실 별의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과학계에 따르면 초신성은 태양의 10배가 넘는 질량을 가진 무거운 별이 진화의 마지막 단계 즉 ‘사멸’에 이르러 발생하는 현상으로 불립니다. 이전까지 매우 어둡던 ‘항성’이 갑자기 대폭발하며 밝기가 100만배 가량 (대략 15등급) 커진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입니다.
폭발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태양이 100억년 간 방출하는 양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하고요. 그 뒤 다시 어두워진다는 게 과학계의 이론입니다. 초신성의 대폭발의 결과, 중성자별·펄서 (pulsar)·블랙홀이 형성되는 것으로 과학계는 추정합니다.
이 대목에서 문제는 항성 폭발에 따른 빛은 어두워 지기 전까지 수주에서 수개월 간 지속적으로 발산된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과거엔 이를 “새로운 별이 탄생했다”고 여기며 이름을 초신성 (超新星)이라고 붙였다는 얘깁니다.
이 때문에 브라질 축구선수 네이마르 앞에다 ‘초신성’을 수식어로 사용하는 것은 어쩌면 칭찬이 아니라 그 반대의 상황을 말하는 꼴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