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CJ 가입자당 가치 51만원, 티브로드는 30만원
씨앤앰 인수단가 104만원...6년새 반토막
IPTV 급성장 탓..IP는 가입자수 연간 50%씩 늘어
이 기사는 02월17일(15:5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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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매출과 수익성은 늘고 있지만 가입자당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매각이 본격화될 쌔앤앰 등 MSO업계 인수합병(M&A)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준 MSO 1위 업체 CJ헬로비전의 가입자(404만명) 한명당 기업가치(시가총액)는 36만원이다. 2011년 9월 공모 당시(가입자 351만명, 공모가 1만6000원) 35만원과 비교해도 차이가 없다. 시가총액에 순차입금(6270억원)을 더한 기업가치(EV) 기준으로 따져도 51만원 수준이다.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대형 MSO의 거래가를 가입자 한명당 40~50만원 수준으로 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 매출은 2013년까지 3년간 연평균 36%씩 증가했다.
업계 2위 티브로드홀딩스가 작년말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할 당시 가입자 당 기업 가치는 30만원에 불과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이 작년 나라방송(8만2000명), 영서방송(20만8000명), 호남방송(21만7000명), 전북방송(12만4000명), 강원방송(14만명)를 인수했을 때 가입자 당 평균 인수단가는 48만2000원이었다.
2008년 3월 MBK파트너스-맥쿼리 컨소시엄이 씨앤앰(업계 3위)을 2조1700억원(100% 기준)에 인수할 당시 가입자 수는 208만명이었다. 가입자당 기업가치가 104만원에 이른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더라도 6년동안 가입자의 가치가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이 기간 MSO의 매출과 수익은 늘었다. 씨앤앰 매출은 2008년 4099억원에서 2012년 6411억원으로 50% 증가했고 같은기간 순이익은 259억원에서 307억원으로 14.3% 늘었다.
매출과 수익이 늘어나는데도 가입자 당 기업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대체재로 평가받는 IPTV(인터넷TV)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2위 업체인 SK브로드밴드의 IPTV 가입자수는 2012년 140만명에서 작년말 208만명으로 68만명(48.5%) 증가했다. LG유플러스도 105만명에서 155만명으로 47.6% 늘었다. SKT는 올해도 60만명 이상 가입자수를 늘리겠다(이인찬 마케팅부문장)고 자신한다.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 당 기업 가치는 60만원을 훌쩍 넘는다. 송재경 KTB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MSO보다 IPTV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MSO 업계는 덩치를 키워 IPTV에 대항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덩치가 커질수록 협상력도 커져 가입자당 M&A 단가는 낮아진다. 파는쪽 입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거나 기업가치가 하락할 때는 늦게 팔수록 손해다.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는 작년 한해동안 M&A를 통해 각각 53만명과 20만명의 가입자수를 늘렸다. 이들은 올해 매각 작업이 추진될 C&M을 포함, 케이블업체 추가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IPTV업계가 MSO업체를 M&A할 인센티브는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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