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진 기자 ] 국내 2위 포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생중계를 포기했다. 다음은 이번 소치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지난 5일부터 소치 동계 올림픽 특집 페이지를 마련하고 주요 뉴스와 화보, 대회 일정, 경기 결과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특히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서비스로 구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소치 올림픽 생중계는 하지 않고 있다.
소치 올림픽의 모든 경기는 네이버와 네이트 등 국내 주요 포털은 물론 CJ헬로비전의 '티빙'과 지상파 방송3사의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에서도 생중계하고 있다. 트래픽 증가와 광고 확대 등 올림픽 특수 효과를 기대해서다.
지난 2010년 6월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는 주요 엔터테인먼트와 UCC 사이트 트래픽이 약 20% 증가했다. 다음 또한 2010년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14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이상 늘었다. 다음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3%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다음이 소치 동계 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 브라질 월드컵, 9월 인천 아시안 게임까지 스포츠 특수 효과를 누릴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이 소치 올림픽 중계를 포기한 것은 투자 대비 수익이 높지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소치 올림픽 중계권은 SBS가 보유하고 있다. SBS가 2024년 하계 올림픽까지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중계권을 재판매하는 단가가 예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생중계 경쟁은 이통사 모바일 IPTV까지 가세하면서 예전 만큼 트래픽이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다음의 최근 실적이 부진한데다 1위와의 격차도 점차 벌어지면서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소치 올림픽 중계를 포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SK컴즈는 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소치 올림픽을 생중계하고 있다. 다음 측은 소치 올림픽 생중계를 포기한 것은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소치 올림픽은 주요 경기가 밤 시간대에 몰려 있어 시청자들이 온라인이나 모바일 보다 TV를 통해 경기를 더 많이 볼 것으로 본다"며 "올해는 스포츠 빅 이벤트가 연이어 개최되는 만큼 전략이 더 중요하고, 이후 중요한 스포츠 경기는 생중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포털 업계 관계자는 "포털이 주요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하는 것은 단순 트래픽 증가 효과뿐 아니라 이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며 "다음이 이러한 측면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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