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악지형·고소득…아웃도어 스포츠 활발
2, 체계적 公교육…어린이 모두 운동 가르쳐
3, 극기의 문화…힘든 크로스컨트리 인기 1위
[ 김보라 기자 ]
‘소치는 지금 노르웨이판 겨울왕국.’
500만명이 사는 북유럽의 작은 나라 노르웨이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달구고 있다. 개막 이틀째인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는 금메달 2개, 은메달과 동메달 각각 1개, 4개 등 총 7개 메달을 확보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여자 스키애슬론 15㎞에 출전한 마리트 비에르옌(34)은 개인 통산 여덟 번째 메달을 목에 걸며 역대 최고령 여자 크로스컨트리 금메달 기록을 갈아치웠다.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10㎞의 올레 에이나르 비에르달렌(40)은 개인 통산 일곱 번째 금메달이자 열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걸며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보유 기록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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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는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길다. ‘국민 모두가 6세 이전에 스키 부츠를 신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동계 스포츠가 발달했다. 노르웨이는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스웨덴은 인구 규모가 노르웨이의 두 배에 달하지만 역대 올림픽에서 건진 메달 수는 절반도 안 되는 132개다. WSJ는 “노르웨이 도시들은 울창한 숲과 산악지형이 곳곳에 넓게 분포돼 있어 야외 활동이 일상적인 반면 스웨덴 사람들은 도시에 몰려 살며 하키, 테니스 등 실내 스포츠를 즐긴다”고 지적했다.
체계적인 공교육 시스템도 한몫했다. 노르웨이 국민의 98%는 ‘바이킹의 후예’다. 전문가들은 바이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평등’이라는 가치가 자연스럽게 교육에 스며들었다고 분석한다. 노르웨이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6세 이전에 기초 스포츠 교육을 실시한다. 정부가 스포츠 공교육에 쏟아붓는 돈은 연 1억4200만크로네(약 247억원)다. 이 같은 교육의 성과로 노르웨이에서 스포츠 영웅이 가장 많이 탄생한 곳은 수도 오슬로가 아닌 중부 농촌마을 트뢰넬라그 지역이다. 노르웨이 인구의 8%(약 40만명)가 사는 이 지역 출신 선수들이 역대 동계올림픽 메달의 20%를 따냈다.
‘경쟁하지 않는 문화’가 오히려 치열한 승부를 가리는 올림픽에서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노르웨이 매체인 아프텐포스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민이 가장 즐겨 보는 스포츠는 1위가 크로스컨트리(82%), 2위가 바이애슬론(56%)이었다. WSJ는 “역대 올림픽에서 노르웨이에 메달을 많이 안겨준 효자 종목도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스피드스케이팅 등 스스로 즐기면서 자기와 싸우는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의 견고한 경제성장도 동계스포츠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노르웨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0만1271달러로 룩셈부르크, 카타르에 이어 세계 3위다.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중 가장 산유량이 많은 노르웨이의 북해유전 석유 저장량은 세계 5위, 천연가스 저장량은 세계 2위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올림픽 성적에 사회·경제적 지수가 큰 영향을 미친다”며 “국가경제 규모와 스키 리조트 수, 적설량 등이 올림픽 메달 사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