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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아프리카의 열성적인 중국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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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선 국제부 기자 inklings@hankyung.com


[ 남윤선 기자 ] 최근 방문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중국 신발공장 화지안그룹. 공장에 들어서자 앳된 얼굴의 여성이 마중을 나왔다. ‘안내를 맡은 사람인가 보다’ 생각하려는 찰나 이 여성이 기자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이름은 저우쓰한, 직함은 홍보 담당 매니저였다. 나이는 아무리 많게 봐도 20대 후반이었다.

저우 매니저는 발음과 문법이 완벽한 영어를 구사했다. 영어권 원어민이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 공장의 생산 현황, 근로자 수, 거래처, 역사 등 숱한 질문에도 막힘이 없었다. 그는 급히 처리할 일이 있다고 자리를 뜨면서 “주말에 묵고 있는 호텔 로비로 갈 테니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때 추가로 물어보라”고 했다. 자신의 업무를 빈틈없이 처리하겠다는 책임감이 묻어났다.

주말에 다시 만나 취재를 끝낸 뒤 넌지시 개인사를 물었다. “어디서 유학했느냐”는 질문에 저우 매니저는 “미국이나 영국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사실 고향인 광저우를 떠나본 적도 없다. 영어는 독학으로 공부했다”고 했다. 그렇게 뛰어난 영어실력으로 왜 젊은 나이에 아프리카까지 와서 혼자 사느냐는 질문엔 “중국에서 이 정도 영어실력을 가진 학생은 차고 넘친다”는 답이 돌아왔다. 경제 사정은 예전같지 않고 대학생들의 ‘스펙’은 점점 높아져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힘든 만큼 기회가 있다”며 “앞으로 5년 정도는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돈으로 아프리카의 자원만 탐내는 비호감 중국인’이라는 편견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반면 현지 취재를 위해 방문한 한국 기업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A기업의 공장장은 “젊은 친구들은 입사 후 아프리카 발령만 받아도 사표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공장장은 “대체로 나올 사람이 없어 아프리카에 한번 나오면 대책없이 길게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 인재들이 발로 뛰는 중국, 일본 업체와 경쟁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시리즈를 시작한 아프리카는 정말 달라지고 있다. 중국 청년들은 이곳으로 제발로 오는데 한국 청년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아프리카의 엄청난 기회가 얼핏 남 일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남윤선 국제부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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