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현지 법인의 판단…특별한 이슈 없다"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가 전세계 최대 광고 경연장으로 꼽히는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경기 중계방송에 올해는 광고를 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오전 미국 현지에서 열린 시애틀 시호크스와 덴퍼 브롱코스와 2014 슈퍼볼 경기 때 국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신형 제네시스와 2014형 K9 광고를 1쿼터와 4쿼터에 내보냈다. 아우디, 재규어, 폴크스바겐, GM, 도요타, 포드, 재규어 등 올해는 특히 자동차 업체 광고 비중이 높았다.
■ 현대차 '슈퍼볼 2014' 광고 '아빠의 육감(Dad's Sixth Sense)'
삼성전자 광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012년 슈퍼볼 첫 광고를 시작한 뒤 3년째만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열린 슈퍼볼 경기 중 애플과의 특허소송전을 비꼬는 듯한 광고를 내보내 AP통신 선정, 슈퍼볼 톱10 광고 중 1위에 오르는 등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쏟아부은 광고비는 1520만 달러(약 165억원)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 2012년에는 역대 가장 긴 90초짜리 '갤럭시 노트' 광고로 슈퍼볼 황금 시간대를 장식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슈퍼볼 광고를 하지않은 배경이 시점 상 신제품이 마땅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차기작인 '갤럭시S5'는 올 3~4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기 전작인 갤럭시S4와 '갤럭시 노트3' 역시 지난해 출시됐고, '갤럭시 기어' 후속 제품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군이 현 시점에 없기 때문에 과거 제품에 대해 마케팅 비용을 다시 쏟아부을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슈퍼볼에 신차를 내세운 광고를 집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슈퍼볼 광고 집행은 전사 차원이 아닌 미국 현지 STA 법인이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올해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광고는 마케팅 차원에서 도움이 될지를 면밀히 판단해 진행한다"며 "광고를 안하다가 하면 이슈가 되겠지만 광고를 하다가 안하는데는 특별한 이슈가 없다"고 부연했다.
일각에는 삼성전자가 전사적 마케팅 비용 절감에 나섰기 때문 아니겠냐는 추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8조3100억원으로 영업익이 줄어든 요인 중 하나로 '스마트폰 분야 마케팅 비용 증가'를 꼽은 바 있다.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올해 마케팅 비용은 선택과 집중, 효율화를 통해 매출 대비 비중을 지난해보다 낮추겠다"며 실적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슈퍼볼 중계는 동시간 시청자가 1억명에 달할만큼 전세계가 주목하는 경기다. 올해 기업들이 30초 광고 한편 당 400만~450만 달러를 쏟아부은 이유도 여기 있다. 높은 비용 못잖게 소재 창의성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지상 최대의 광고전'이라고도 불린다.
■ 기아차 '슈퍼볼 2014' 광고 '진실(The Truth)'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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