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를 막으려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혐의로 기소된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정형식 부장판사)는 27일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의 항소심에서 원심처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현역 국회의원은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형이 확정되면 김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국회라고 하는 곳은 대화와 설득을 통한 절충과 타협으로 법안과 정책을 심의하는 곳"이라며 "이 안에서 폭력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한 행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권위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어 "(최루탄 투척) 행위가 부각된 탓에 비준동의안을 건전하게 비판하려는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끼쳤다"며 "폭력에 의해 대의 민주주의가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실제 상해가 있지 않은 점, 사익을 위해 한 일이 아니었다는 동료들의 탄원서가 제출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 의원이 신청한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이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요건을 갖췄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민주노동당 소속이던 2011년 11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비준동의안 처리를 저지하려고 최루탄을 터뜨린 혐의로 이듬해 3월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의원은 재판 직후 기자들과 만나 "즉각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판결 선고에 대해 "마치 일제 식민지 시대 독립투사들을 비적(匪賊)떼로 왜곡하고 모욕한 판결과 닮아있고 안중근 의사를 탄압하는 일제와 같다"며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과도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서민의 눈물을 전달하려던 것을 사람을 상해하는 행위로 받아들인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국회의 날치기 행위를 공무라고 판단한 (재판부의) 입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는 진보정치에 대한 탄압"이라며 "FTA로 서민들이 겪게 될 고통과 절망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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