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선표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황금자 할머니가 26일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난 황 할머니는 13세 때 길을 가다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으로 끌려갔다. 3년 뒤에는 간도 지방으로 옮겨져 일본군 성노예 생활을 했다.
광복 후 고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황 할머니는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평생을 홀로 살았다. 여의치 않은 형편에도 황 할머니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빈병과 폐지를 주워 팔았으며 생활지원금도 쓰지 않고 전부 모았다. 황 할머니는 이렇게 모은 돈을 2006년과 2008년, 2010년 세 차례에 걸쳐 4000만원, 3000만원, 3000만원씩 총 1억원을 장학금으로 강서구에 기탁했다. 이러한 선행이 세간의 화제가 돼 2011년 7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사진)
같은 해 12월 할머니는 사후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유언장을 작성했다. 당시 할머니는 사후 임차보증금, 은행예금 등을 포함한 재산 3000여만원을 재단법인 강서구 장학회에 기탁하기로 했다.
빈소는 이대목동병원, 영결식은 28일 강서구민장(葬)으로 엄수된다. 황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7명 중 생존자는 55명으로 줄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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