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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대법원 판결 이후 기업의 대응' 세미나…법조계 "업적 연봉도 신의칙 주장해 소급청구 제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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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경영상 어려움' 요건 기업들 무차별 소송 대비 다양한 논리 마련해야


[ 강현우 기자 ]
한국GM은 매년 초 전년도 인사평가등급(A~E)에 따른 비율로 인상한 ‘업적 연봉’을 결정한 다음 이를 12개월에 나눠 지급한다. 지난해 7월 서울고법은 업적 연봉을 통상임금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홍준호 김앤장 변호사는 21일 “업적 연봉은 근무 성적이 토대가 되는 만큼 대법원에서 고정성 인정 여부를 두고 치열한 법리 다툼이 벌어질 수 있고,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정기상여금과 실질이 같아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변호사는 이날 한국경제신문 좋은일터연구소가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 개최한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 이후 임금체계 개선 및 기업의 대응’ 세미나에서 “신의칙 법리는 노사 합의가 있고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이 발생한다면 정기상여금뿐 아니라 다른 명목의 임금에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갑을오토텍 사건’에서 회사 측을 대리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추가되는 임금을 청구하는 것을 신의칙에 따라 제한할 수 있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서울고법은 업적 연봉이 전년도 근무 성적이 반영될 뿐 당해 연도의 근무 성적에는 영향받지 않기 때문에 고정성이 있는 통상임금이라고 판단했다.

홍 변호사는 “전년 성과에 따라 추가 임금을 줄 때 연초에 일시불로 지급하면 성과급이어서 통상임금이 아니고 12개월로 나눠 주면 정기상여금이어서 통상임금이라고 구분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적 연봉이 고정성이 있는 통상임금이라면 정기상여금과 성격이 같아지기 때문에 신의칙 법리로 대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법원은 갑을오토텍 사건에서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 수준을 정한 경우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추가되는 수당을 청구하는 것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한다면 신의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추가 수당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홍 변호사는 “설·추석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도 실질이 정기상여금 성격을 갖고 있다면 정기상여금과 같은 법리를 적용해야 한다”며 “신의칙 법리가 정기상여금에만 적용된다는 내용은 대법원이 판결 이후 배포한 보도 자료에만 있고 판결문에는 명시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 요건에 대해선 “수출 기업이라면 통상임금이 확대돼 제품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일본이나 독일의 경쟁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중대한 어려움이 될 수 있다”며 “기업들은 무차별적인 소송에 대비해 다양한 논리를 마련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금체계 선진화의 전략적 접근’을 강연한 김성훈 김앤장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 이후 비용이 일정 수준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함을 인식하고 근로자들과 새로운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비용을 줄이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근로자의 사기가 꺾이고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타협을 통해 성과에 기반한 임금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임금 주요 이슈와 분쟁 해결 방안’을 맡은 문강분 노무법인 유앤 공인노무사는 “시간외 수당을 실제 초과근로와 관계없이 일정액으로 지급하는 기업이 많은데, 법정에 가면 수당이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기본급 성격이어서 통상임금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다양한 문제들을 고려해 임금 체계 개편 전략을 짜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노무사는 또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려면 복리후생비는 현금보다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혜택을 담은 복지카드 혹은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거나 사내 근로복지기금으로 돌리는 방법을 고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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