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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섭 주방장, 육즙·참숯향 살아있는 불 맛 가장 잘 내는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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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섭 주방장, 육즙·참숯향 살아있는 불 맛 가장 잘 내는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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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호텔 최고 요리사

지영섭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나인스게이트 그릴 주방장



[ 최병일 기자 ]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나인스게이트 그릴의 지영섭 셰프는 스테이크 요리의 대가로 손꼽힌다. 스테이크 요리는 만들기는 쉬워 보여도 육즙이 살아있고 참숯의 향을 느끼게 하려면 수없이 많은 시간을 불과 싸워야 한다. 지 셰프는 90년간 수많은 요리사가 거쳐 간 나인스게이트 그릴 주방장 중 불 맛을 가장 잘 내는 요리사로 꼽힌다.

나인스게이트 그릴은 우리 역사를 움직인 주요 인물들이 한 번쯤은 거쳐 간 명문 레스토랑이다. 1945년 나인스게이트 그릴의 전신인 ‘팜코트’ 레스토랑 시절 초대 대통령 자리에 오르기 전인 이승만 박사가 이곳에서 정찬 모임과 조식 모임을 열었다.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 박사는 물론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도 이곳을 찾았다. 맥주를 먹이고 전문 마사지사가 육질을 높이기 위해 마사지를 한 일명 고베소고기를 최초로 제공한 곳도 나인스게이트 그릴이다. 화려한 역사를 가진 레스토랑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셰프지만 그의 요리 입문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고교를 졸업한 후 홍대 앞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때 요리가 제 적성에 맞는다는 걸 깨달았죠.”

어릴 적부터 볶음밥을 비롯해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것이 즐거웠지만 그것이 자신의 삶을 바꿔 놓을 줄은 몰랐던 그였다. 경기대 조리학과에 들어간 후 그는 요리에 미쳐 살았다. 자신 안에 있는 요리의 열망이 그토록 강렬하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조선호텔에 입사했다. 식재료를 받아오고 다듬는 허드렛일부터 시작했다. 바닥부터 시작해 요리의 정수를 하나씩 배워가면서 어느덧 그는 조선호텔의 최고 요리사가 됐다.

요리 경력이 30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그의 모토는 멋을 부리기보다 본질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지 셰프는 식재료 본래의 맛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요리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스테이크 요리에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채소요리인 가니쉬를 소량만 사용하는 것도 오직 고기 본래의 맛으로만 승부하려는 그의 고집 때문이다. 고기 본래의 맛을 중시하는 만큼 고기 선택에도 신중하다.

“소고기라고 해서 한 가지 맛이 나는 게 아닙니다. 나라별로 개성과 매력이 있어요. 고기의 성숙도를 중시하는 미국산 소고기는 한우에 비해 부드러운 질감이 강점이고, 호주산은 특유의 옅은 풀내음이 매력적이죠. 30일 정도 숙성된 한우에선 우리 입맛에 착 붙는 고소한 맛이 납니다.”

고기의 질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온도다. 손님이 스테이크를 입에 넣는 순간까지 미리 예측해서 온도 조절을 해야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입니다. 화려한 장식보다 정성을 담으면 고객이 호응해줍니다. 고객이 맛있다고 칭찬하는 순간 요리사는 세상을 얻는 듯한 기쁨을 느끼거든요.”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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