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은 30일(현지시간) 중국인 해외유학생이 지난 10년간 3배 이상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사회과학원 조사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하면서 특히 중국 하위 중산층 자녀의 해외유학 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체 해외유학생 중 하위 중산층 자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까지만 해도 2%에 불과했으나 2010년 말에는 이 비율이 34%로 급증했다.
비싼 비용을 들여 하나뿐인 자녀를 해외로 유학보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중국 내에서도 찬반양론이 있지만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유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많은 중국인들에게 있어 돈이 해외유학의 목표는 아니지만 적잖은 하위 중산층 혹은 노동자 계층의 경우 하나뿐인 자녀에게 노후를 의지하기 위해 해외유학의 희생을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해외유학생이 학위를 따기까지 드는 비용은 약 100만~ 200만 위안 (약 16만5000~ 33만 달러)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비용을 들여 해외 대학에서 학위를 딴 유학생들이 막상 중국에 돌아와 취업을 하려고 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중국 내에서 해외유학생은 한쪽 발은 육지에, 한쪽 발은 바다에 딛고 있다는 의미에서 '바다거북'으로 불리는데, 유학을 마친 뒤 중국으로 돌아와 취업을 할 경우 국내 대학 졸업생들보다 특별히 높은 임금을 받지 못한다.
중국의 대표적 채용알선업체 '51잡'의 제니퍼 펑 대표는 "중국 대학 졸업자와 해외 대학 졸업자간 초봉 차이는 거의 없다"며 "더이상 해외 대학 학위가 높은 급여의 일자리를 보장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펑 대표는 최근 해외 유학을 가는 상당수는 중국 대학 진학에 실패한 경우이며 이들이 진학하는 해외 대학의 80~90%는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들어본 적도 없는 대학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2대 부자이자 외동딸을 해외에 유학보냈던 종칭허우 와하하그룹 회장은 30대인 자신의 딸이 "중국 기업의 현재 상황도 모르고 해외 현실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창업자인 잭 마 회장 역시 해외 유학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마 회장은 평소 "만약 당신이 어떤 사람을 놓고 훌륭한 인재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 할 때 그가 하버드나 스탠퍼드 출신인지를 보지 말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중국 해외유학생 1세대인 시아 잉치는 "해외 유학을 가는 것이 단순히 직업이나 급여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외국에서 산다는 것은 좋은 경험이며 그 나라 전체가 당신의 대학이 되는 것"이라고 해외 유학을 두둔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