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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부산 영도대교 흰여울길



[ 최병일 기자 ] 부산의 영도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알알이 모여 있는 곳이다. 철거 논란을 딛고 예전처럼 도개교로 지난달 27일 다시 모습을 드러낸 영도대교에는 하루에도 수천 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개통 당시 6만 인파 몰려

부산과 영도를 잇는 부산 최초의 연륙교인 영도대교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34년 11월. 일본이 영도대교를 만든 것은 군수물자를 보다 쉽게 운반하기 위해서였다. 영도대교는 당시만 해도 혁신적인 공법으로 만든 다리였다. 개통 당시 다리가 하늘로 치솟는 신기한 모습을 보기 위해 부산을 비롯해 인근 김해와 밀양 등지에서 무려 6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고 한다.

우리 역사의 아픔과 함께 한 다리

6·25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던 1951년 중공군의 인해전술로 인해 한·미연합군은 1월4일 흥남에서 철수작전을 벌인다. 무려 10만명이 넘는 피난민들이 포항과 거제로 옮겨오게 되는데 미처 배를 타지 못한 이들은 나중에 살아서 만나게 되면 부산의 40계단이나 영도다리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생이별을 한다. 이후 전쟁의 아수라장 속에 남하한 이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휴전선에 가로막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남하한 사람들은 혹여나 영도다리에 가면 친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영도다리를 걸으며 피눈물을 흘렸다.

영도대교의 길이는 31m, 무게는 590t, 상판의 최대각도는 75도까지 올라가도록 설계돼 있다. 상판이 올라간 뒤 내려오기까지는 약 15분이 걸린다. 매일 정오에 상판이 올라가며 교통량이 많은 관계로 하루 한 차례만 도개가 이뤄진다.

시간이 멈춘 흰여울길도 장관
영도대교가 시간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곳이라면 영도구 절영산책로에 있는 흰여울길은 아직도 시간이 멈춰 있는 곳이다. 흰여울길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가히 환상적이다.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수평선 너머로 갈매기들이 날아다닌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범죄와의 전쟁’을 비롯해 최근 개봉된 ‘신세계’와 ‘변호인’ 등 영화의 일부 장면들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지역민들은 문화예술인들과 힘을 합쳐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있다.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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