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했던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27일 건재함을 과시하며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보도채널 YTN 등을 통해 생중계된 기자회견에 나와 정부와 코레일 사측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파업 정당성까지 설파하는 등 선전효과까지 극대화했다.
공개 석상에 나타나 철도노조 위원장으로서 파업을 지휘하는 모습까지 보이게 되면서 정부와 코레일 사측도 난감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경찰의 민노총 사무실 은신 주장을 의식한 듯 "민노총에 다시 들어왔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경찰이 지난 22일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민노총 사무실에 진입했으나 홀연히 정체를 감춘 지 나흘 만에 다시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굳은 표정과 함께 약간 높은 톤의 목소리로 발표문을 읽는 등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9일간의 최장기 파업을 이끌고 있는 핵심 노조 지도부 중에 한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피로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100여명에 이르는 방송과 신문기자들을 앞에 두고 노조의 입장을 강하게 호소하는 등 공개적으로 파업을 지휘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전날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주장한 고용 세습과 임금 과다 문제 등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선전효과까지 극대화했다.
이 같이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나타나 건재감을 과시하고 파업 지휘 효과까지 거두자 정부와 코레일 사측은 더욱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도부 검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 22일 진입 작전 당시 민노총 사무실만 수색한 탓에 김 위원장 등이 건물 내 다른 공간에 숨어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설령 경찰이 다시 체포조를 투입하더라도 민노총 사무실 외 다른 곳까지 수색하는 것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해당 건물의 '주인'은 언론사인 경향신문이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이미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 대해 지면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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