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운 기자 ] 인수·합병(M&A) 기대감에 주가가 4배까지 뛰었던 벽산건설이 매각 무산 위기에 연일 급락하고 있다. 건설업황이 가시적인 회복에 들어서지 않은 상황에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형 건설사에 대한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오전 10시5분 현재 벽산건설은 전 거래일보다 120원(2.28%) 떨어진 5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8%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벽산건설 주가는 지난 11월 이후 M&A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엇갈리며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르내리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10월 말 5000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는 기업 매각이 추진되면서 11월 말에는 2만원대까지 4배가 올랐다. 하지만 이후 M&A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급락세를 타기 시작해 현재 다시 5000원대까지 주저앉은 상황이다.
벽산건설은 지난 11월22일 단독 입찰한 아키드컨소시엄을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아키드컨소시엄과 관련된 중동자금 실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며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24일 아키드컨소시엄이 인수자금 540억원을 납입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M&A가 무산될 위기에 쳐했다.
벽산건설은 "아키드 컨소시엄에 오는 27일까지 인수대금을 납입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으나, M&A가 무산될 경우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벽산건설은 상장폐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도 채권단이 지난 9월 독일계 엔지니어링업체 M+W그룹과 M&A를 협상했으나 결렬된 바 있다.
쌍용건설은 채권단이 5000억원 출자지원 방안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정관리 위험에 처했다. 자본잠식도 벗어나지 못해 상장폐지도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 M&A를 추진하고 있는 남광토건은 이날 8% 급등하고 있지만, 최근 벽산건설과 더불어 주가가 급락해왔다.
남광토건은 올해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허가를 받아 매각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 M&A를 추진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건설사들에 대한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영업 조건도 크게 나아진 것이 없는데다 재무적인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조동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주택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장 정리하는 수준"이라며 "차입금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큰 중소형 건설사들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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