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회복과 양적완화로 대부분 선진국 증시가 올해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한국 증시는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이 주요 75개국의 지난해 말 종가와 지난 20일까지 주가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지수는 -0.69% 하락해 57위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일본(52.67%)이나 미국 다우지수(23.79%)와는 영 딴판으로 34개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최하위권인 30등에 불과하다.
올해 세계 증시 판도를 보면 선진국들이 대체로 선전한 반면 중국 태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은 상대적으로 고전했다.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증시도 이런 흐름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신흥국이라도 대만 홍콩은 상승세를 보였고 금융 규제 완화에 나선 베트남은 22%나 올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흥시장이라고 무조건 이탈하는 게 아니라 국가에 따라 체리피킹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코스피 부진의 원인도 내부에서부터 찾는 게 맞다. 우선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대에 머물고 있는 낮은 경제성장률이다. 여기에 각종 금융규제까지 겹치면서 기업공개 규모가 2년 전의 4분의 1인 1조원대로 쪼그라든 것도 무시 못 할 요인이다. 그러나 시장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경제의 정치화다. 시장경제 질서를 부정하고 기업과 기업인을 죄악시하는 나라에 누가 돈을 싸들고 투자를 하겠는가. 여기에 연중 계속되는 소모적 정쟁과 날로 심해지는 사회 갈등까지, 무엇하나 시장 친화적 요인을 찾기 힘들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고사하고 경제 자체의 앞날이 보이지 않는데 주가인들 오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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