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하 기자 ]
"내년에 국내 증시는 경기 정상화에 따른 재평가에 힘입어 2300선까지 상승할 여력이 충분합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일 서울 운니동 래미안갤러리에서 열린 제20회 '2014년 상반기 주가·환율 대전망'에서 "다음해 코스피지수는 대외적인 변수보다는 저평가 됐던 국내 요인들이 상승 동력(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이 주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홍성국 센터장을 비롯해 국내 최고 경제·금융 전문가 3인이 연사로 나섰다. 두 번째 강연자인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 증시 방향과 적절한 투자 시기를, 이진우 NH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환율 향방을 설명했다.
홍 센터장은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에서 벗어나 1.1배선인 2300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증시의 주요 매매 주체 중 하나인 기관 투자자의 매수 여력이 올해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관 매수세가 주가 수준을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
그는 세계 시장의 투자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자금이 집중되는 새로운 시장의 형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 인프라에 투자하는 '양적 방식'보다 효율성을 높이는 '질적 방식'이 대세가 될 것" 이라며 "아마존의 자동 물류시스템 같이 변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산업에 관심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강연을 맡은 조익재 센터장은 코스피 지수 2350선까지는 열어둬야 한다며 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조 센터장은 "지금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시장의 수혜를 아시아에선 동남아가 받아왔다면 앞으로 유동성 회수와 경기회복 수혜는 한국과 중국 등 동북아 시장이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점진적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진행되면 그동안 수혜를 받았던 신흥국 시장인 동남아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 센터장은 "동남아의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악화로 물가와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며 "미국의 테이퍼링은 (현 시점에서) 악재이지만 크게 보면 기회가 우리나라 쪽으로 오게 된다는 전환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흥국 시장에서 국내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동남아지역 증시의 45%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어 가치 대비 주가(밸류에이션)의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지수가 좁은 거래 범위(박스권)를 탈출할 지는 수출증가율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게 조 센터장의 조언. 그는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있는 동안 수출 증가세 역시 박스권에서 횡보했다" 며 "수출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다면 지수 역시 박스권을 상향 돌파할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증시의 또 하나의 주요 변수인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050원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해 환율은 1050원 수준에서 위아래 20~30원의 좁은 변동폭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진우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인 원화강세 전망은 유효하지만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일본의 정책을 감안할 때 일시적 '쇼크'도 염두해야 한다" 며 "기업 입장에선 '환 위험에 노출(익스포져)'가 있으면서 헤지(hedge)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와 국내 당국의 규제·정책 변수, 지정학적 불안 요인(리스크) 등을 이 센터장은 국내 외환 시장의 변수로 꼽았다. 그는 "시장에서는 외환 당국의 정책 변수 등으로 환율이 1100원대 위로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며 "결국 더 올라갈 여지가 없는 상태에서 1050원에서 하락 속도 조절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선 이번 세미나는 일반 개인 투자자와 국내 기업·은행·보험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국자산평가사가 후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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