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등 변수, 지역·시기별 분산 투자해야
[ 안상미 기자 ]
연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내년을 위한 ‘포트폴리오 짜기’에 분주하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내년 전망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내년 국내 증시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높다.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230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 2500까지 전망치를 내놓은 곳도 있다.
상당수 증권사와 은행 PB센터 전문가들은 내년에 유망한 투자 자산으로 ‘주식’을 꼽았다. 다만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등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지역별 분산투자와 시점별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투자 유망상품으로는 경기회복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선진국 주식 관련 투자상품을 꼽았다. 롱쇼트(저평가 주식을 사고, 고평가 주식을 파는 매매)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배당주펀드도 주목할 만한 상품으로 추천했다
○채권보다 주식, 특히 선진국 주식 유망
내년에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호조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다만 양적완화 축소 등의 변수가 있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중반께는 기업이익 개선 추이를 지켜보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예금, 채권보다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지수나 특정 섹터(업종) ETF 투자 또는 관련 펀드가 유망상품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지수 ETF에 투자해 기본적인 시장의 수익률을 따라가면서 국내 경기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경기민간업종 ETF나 업종대표주 ETF를 활용하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경기민감주 비중이 높은 대형성장주식형 펀드도 눈여겨볼 만하나 테이퍼링 실시에 따른 조정 이후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많은 전문가들은 내년 유망투자상품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주식 관련 상품을 꼽았다.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차장도 “미국과 비교해 유럽은 금융시장 정도만 회복됐고, 실제 경기는 덜 회복된 상태인 데다 유동성 공급도 지속적일 것으로 보여 관련 유럽 주식형펀드가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임 차장은 배당주식에 투자하는 인컴형펀드와 소비재(컨슈머)펀드도 주목해 볼 상품으로 추천했다. 임 차장은 “중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국가 대부분 소비 관련 기업들이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며 “관련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글로벌소비재펀드가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중위험 중수익형 주목
시황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쇼트펀드 투자를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선욱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센터지점장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국내 증시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며 “안정적인 수익에 만족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많아 절대수익추구형인 롱쇼트펀드, 헤지펀드 상품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 기대 수익률 연 6~7% 수준의 주가연계증권(ELS)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주목받는 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또 “환율이 상당 부분 낮아진 상태라 내년에도 해외투자가 더 활성화될 수 있다”며 “선진국 주식 상승의 수혜를 누리면서 안정적인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배당주펀드나 다양한 지역,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글로벌자산배분펀드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역발상 투자…일부 채권도 관심 둘 만
내년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함께 금리상승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채권형 펀드의 기대 수익이 올해보다 낮을 것이란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역발상 투자’로 채권에 접근할 것을 권했다.
조원희 KDB대우증권 PB클래스서울파이낸스 1센터장은 국내 채권과 브라질 국채를 투자해 볼 상품으로 꼽았다. 조 센터장은 “국내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현재 연 3.75%에서 내년 상반기 4%대로 상승, 2분기 고점을 치고 하반기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지금부터 분할매수를 해 놓으면 단기 매매 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브라질 국채에 대해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올해 초 투자자들이 들어갔을 때 헤알당 560원대였는데 현재 448원까지 하락한 상태”라며 “450원대 밑으로 빠지면 환율이 바닥권이라 투자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인응 센터장은 아무리 증시 전망이 밝아도 주식 투자를 꺼리는 보수적 투자자라면 장기금리상품(장기예금, 장기채권)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년 금리 상승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초까지는 단기자금으로 굴리다가 금리가 오른 뒤 안정화되면 장기금리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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