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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트코인 돌풍은 화폐 타락 시대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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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트코인 돌풍은 화폐 타락 시대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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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이 인터넷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일상적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각 금융기관에 시달했다고 한다. 세계 거래량의 30%를 점할 정도로 비트코인 거래가 많았던 나라가 중국이었고 유사화폐 개발자에도 중국인들이 유독 많았던 터다. 인민은행의 통지문이 발표되면서 비트코인 가치는 순식간에 20% 이상 급락했다고 한다. 비트코인은 진짜 화폐가 될 수 없다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엊그제 발언도 있었다.

5년 전 익명의 해커그룹이 만든 비트코인은 복잡한 컴퓨터 암호해독을 통해 화폐를 채굴(mining)하는 과정을 거쳐 발행된다고 한다. 그렇게 등장한 지 불과 5년 만에 1비트코인이 1000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됐다는 것은 거품이론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 비트코인은 본질가치나 내재적 가치가 전무한 허구의 유사화폐일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조차 ‘코미디적 가치(Comedy Value)’라고 지적할 정도다.

그동안에도 도토리나 린든달러 등 사이버 화폐들이 명멸해왔다. 지금은 케인스를 추종하던 학자들 중 일부만 비트코인에 적지 않은 미련을 갖고 있는 형국이다. 발행자 신용이 불명이며, 시뇨리지(화폐 발행차익)에 대한 해법이 없고, 발행물량이 제한적인, 순전히 대중이 서로를 의지해 만들어 내는 연약한 약속의 체계일 뿐이라는 데서 비트코인은 결코 진정한 가치보전 수단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국내에도 환전소가 있고 인터넷상 거래도 이뤄지는 모양이다.

개인이 이를 거래하는 것이야 취향이나 투기적 동기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면 한국의 금융당국도 이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것이 좋겠다. 양적완화 등 화폐를 종이쪽지처럼 다루는 타락 현상이 깊어지더니 이제는 나도 돈이라고 주장하는 비트코인 종류만도 피어코인 아논코인 제로코인 등 여러 가지가 등장할 지경이 됐다. 실로 화폐의 굴욕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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