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운 기자 ] 올 한해 대부분의 국내 주식형 펀드들의 수익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펀드 규모가 작은 일부 중소형주 펀드들은 발빠른 시장 대응으로 높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22%에 불과하다. 올 한해 동안 코스피가 1800~2000선 박스권을 오르내린 결과다.
이 중 순자산이 100억원 내외로 작은 중소형주 펀드 중에 평균 수익률을 크게 뛰어넘는 펀드들이 있어 눈에 띈다.
'IBK중소형주코리아' 펀드는 연초 후 수익률이 34.04%에 달해,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1년 수익률은 41.39%다.
이 펀드는 중소형주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해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한다.
지난해 10월 출시돼 시장에 선보인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펀드지만 우수한 수익률을 바탕으로 규모는 순조롭게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도 연초 후 수익률이 23.56%로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3위에 올랐다.
이 펀드는 한 주당 주가가 2만5000원 이하인 주식에만 투자하는 독특한 컨셉을 내세우고 있다. 자연스럽게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다.
펀드를 운용하는 김민호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전체 지수만 보면 대형주나 중소형주나 올해 상승률이 비슷하지만, 일부 중소형주 중에 가격이 크게 재평가됐던 종목들이 있어 집중적으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특히 내수주 중에서도 헬스케어 관련주들이 수익률에 크게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수익률이 좋아지면서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도 늘었다. 로우프라이스펀드는 연초 수탁고가 1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00억 초반대로 증가했다.
순자산이 44억원에 불과한 '하나UBS코리아중소형' 펀드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이 11.96%로 다른 펀드들을 앞서고 있다.
규모가 작은 이들 중소형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좋은 것은 대형 펀드에 비해 재빠른 시장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펀드 규모가 크면 약간의 비중 조정도 중소형주 주가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어 원활한 매매가 어려운 점이 있다.
펀드매니저의 능력이 입증된 중소평주 펀드라면 잘 알려지지 않았어도 규모가 작은 초기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펀드매니저는 "중소형주 펀드의 경우 500억원 정도까지는 매매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그 이상이 되면 펀드의 1%만 매수한다고 해도 5억원이므로 하루에 다 사기도 힘들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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