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11㎏·심플 디자인 에르메스
스트라이프로 브랜드 상징 구찌
클래식·복고풍 연상시키는 샤넬
전 공정 수작업…한대 수천만원대
[ 임현우 기자 ]
이른바 명품 브랜드라 하면 사람들은 흔히 가방, 옷, 구두 같은 패션 아이템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이들은 생각보다 다양한 물건을 만든다. 농구공, 골프공 같은 스포츠용품부터 열쇠고리, 재떨이 같은 생활
소품에 이르기까지 ‘장인정신’을 불어넣어 한 땀 한 땀 만들어 낸다.
명품에서 이런 것도 만드나 싶은 ‘의외의 상품’ 중 하나는 자전거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혹은 환경을 아끼는 마음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면서 명품 회사들이 럭셔리 자전거 생산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 대 가격이 보통 1000만원대에서 시작하고, 한정판으로 내놓은 제품은 ‘추정 불가’의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에르메스는 최근 무게가 11㎏ 남짓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고급 수제 자전거를 선보였다. 도심 레저용인 ‘르 플라뇌르 드 에르메스’와 스포츠 자전거인 ‘르 플라뇌르 스포르티프 드 에르메스’ 두 종류다.
에르메스가 프랑스 자전거 전문업체 타임과 손잡고 수작업으로 만드는 이 자전거에는 소가죽 안장과 카본 프레임을 쓴다.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프랑수아 도레 디렉터는 “우리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심플하고 우아하면서도 사람들이 타기 편한 진짜 자전거를 만들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구찌에서는 자전거 브랜드 비앙키와 함께 만든 ‘비앙키 바이 구찌’라는 자전거를 내놨다. 이 브랜드의 상징인 웹 스트라이프(초록·빨강·초록이 이어지는 줄무늬)가 눈에 띈다.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를 위해 개발된 상품으로, 흰색 하이드로폼을 쓴 도심용과 검정 탄소섬유를 쓴 도심·비포장도로 겸용으로 모델이 나뉘어 있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프라다 지아니니는 자전거뿐 아니라 헬멧, 글러브, 물병 등 자전거 관련 액세서리도 함께 디자인했다. 그는 “스타일리시한 여행은 구찌 창립 이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비앙키 바이 구찌는 구찌의 럭셔리 코드를 완벽하게 지향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시선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새롭고 세련된 자전거”라고 말했다.
샤넬이 2008년 전 세계 50대 한정판으로 내놨던 자전거는 클래식한 복고풍 스타일이 돋보인다.
샤넬의 간판 상품인 ‘2.55 백’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 여성들의 소유욕을 자극한다. 이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메이크업 케이스까지 갖춰 ‘여성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든다’는 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보여 준다.
샤넬 자전거는 미국 시트콤 ‘프렌즈’에 출연한 배우 커트니 콕스가 제니퍼 애니스톤에게 선물해 더 유명해졌다. 국내에서는 배우 배두나 씨가 이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아지 가죽을 쓴 안장과 핸들부터 알루미늄 프레임에 이르기까지 장인의 수작업을 거쳤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박람회장 발칵' 주식 자동매매 프로그램 등장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