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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국내서만 홀대받는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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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산업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 김현석 기자 ] “아침에 한국과의 경제협력포럼에 간다고 했더니, 잠자던 아들이 벌떡 일어나 ‘삼성 갤럭시 노트3를 받아오는 거냐’고 묻더라.” 26일(현지시간)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3차 한·남아공 경제협력포럼은 이 같은 현지인 사회자의 우스갯소리와 함께 개막됐다.

우리 전국경제인연합회 격인 BUSA(Business Unity South Africa)의 노마사비소 마조퀘니 최고경영자(CEO)와 흑인경제인협회(BBC) 은다바 은첼레 회장, 남아공 무역투자청의 자딘 오마르 부국장 등은 말할 때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은 대단하다”고 찬사를 했다.

남아공은 지난 5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언급 이후 천연자원값이 급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제조업 기반이 없어 실업률이 25%를 웃돌면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개최 이후 줄었던 각종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요하네스버그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강도 위험 때문에 도보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다.

남아공 사람들은 한국 경제의 견고함과 강한 제조업 기반을 부러워하며 한국 기업의 투자를 원했다. 아직 설익은 아프리카 자유무역협정(FTA) 가능성까지 들먹이며, 남아공과 함께 인구 10억명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려고 참석한 한국 기업인들을 설득하기에 바빴다.

뿌듯했다. 경협포럼이 열린 래디슨블루샌턴호텔 앞에는 현대차가 마케팅을 위해 설치해 놓은 거대한 열기구까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떠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우리 기업들이 정작 안방에선 반(反)기업 정서, 경제민주화 등을 업고 부과되는 각종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그들이 알까 싶었다. 혹시 우리 기업들이 한국에 해야 할 투자를 정말 남아공에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까지 들었다.

“요즘 한국 기업의 위상이 높아져 해외에서 환영받는 곳이 많습니다. 해외에서의 환대만큼은 아니더라도 국내에서도 우리 기업을 조금 더 이해하고 아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한 대기업 남아공 지사장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김현석 산업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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