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미국 법원이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에서 추가 배상액에 대한 평결을 내린 것이 삼성전자 주가에 '심리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은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데다 재판 결과 또한 예상했던 범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평결이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팔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추가적인 매도 빌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초 158만원에서 시작했다가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도로 120만원까지 내려갔다. 최근 매도와 매수가 반복되며 140만원 선을 맴돌고 있다.
권 연구원은 "주가는 실적, 재무상태 등을 포함한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에 따라 움직이지만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라서도 오르고 내린다"며 "이번 평결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 싶어하는 사람한테는 심리적으로 일종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심리적인 요인인데다 삼성전자는 이미 특허소송과 관련해 충당금을 쌓아놨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 법원은 '애플 대 삼성전자' 특허침해 손해배상 재산정 공판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에 2억900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을 내렸다.
이번 평결에 따른 배상액은 애플 측이 제시한 손해배상 청구액인 3억7978만 달러(4066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삼성전자 측이 주장했던 5270만 달러(556억 원)보다는 훨씬 높다.
지난해 8월 이 법원 배심원단은 삼성이 애플에 10억5000만 달러(1조1000억 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지만 계산 오류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재판장 루시 고 판사는 당초 평결 중 6억4000만 달러(6800억 원)만 확정하고 나머지 부분을 재산정하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재판을 다시 열었다. 이번 평결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당초 평결 중 이미 확정된 부분에 추가되는 것이다. 만약 평결이 확정될 경우 삼성전자는 애플에 약 1조원을 물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지난 분기에 특허소송과 관련해 충당금을 쌓아놨다"며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지만 추가 배상액에 대한 부분도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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