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예랑 기자 ] 미국의 유명 사립학교에서는 ‘허크니스 토론 학습법’을 사용한다. 트리니티 스쿨의 경우, 대부분의 수업을 이 학습법으로 진행한다. 이는 수업시간에 교사의 판서를 따라서 필기를 하거나 문제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끼리 서로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학습법이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토론을 위해 수업 내용을 미리 예습하고, 예상 질문과 답변을 준비해 온다. 토론을 준비하면서 학생들은 수업 내용뿐 아니라 전반적인 배경지식을 공부하고 다양한 교과목을 접목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문서를 제시하고, 인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모든 학생이 고루 참여할 수 있게 지도하는 역할을 한다.
수업 내용에 맞춰서 학생들은 스스로 토론 주제를 정한다. 여러 관점에서 설명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내용을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서로의 설명과 주장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우게 된다.
이 학습은 협력이 중요하다. 자신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뿐 아니라, 서로를 보완해주어야 한다. 혹시 토론에 뒤처지는 친구가 있다면 격려하면서 그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대화가 끊이지 않도록 말할 내용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주제에 대한 질문과 토론의 흐름을 예상하고, 자신의 토론에 인용, 예시들을 아낌없이 제시하고 다른 관점의 해석을 고려하여 분석한다. 이런 요소들이 좋은 토론을 만들어낸다.
토론수업은 단체 수업이기 때문에 단체 점수를 받게 된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대부분 같은 점수를 받게 된다. 다만 토론을 방해하거나 참여를 거부하는 학생은 낮은 점수를, 팀에 공헌하거나 토론의 수준을 향상시킨 학생은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팀이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아래와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1. 학생 전부가 주제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고 활발하게 토의하며, 균등한 토론이 이뤄졌으며, 새로운 결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2. 토론이 진실되고 생동감 있고, 토론 전개가 매끄럽고 지루하지 않으며, 새로운 주제로 넘어가지 전에 기존 주제가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
3. 각자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예시와 인용이 활발하고, 토론 문서가 잘 준비되는 등 학생 모두가 토론 준비를 해왔다.
푸르넷공부방 관계자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토론에 흥미를 갖고 스스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저학년의 경우는 교사가 질문을 하기도 하고 자료 조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등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개정이 적용된 후 5학년 교과에 토론 실습이 포함되고, 학교 및 교육청에서 개최하는 토론대회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최근의 학습형태가 폭넓은 사고력과 창의력, 자료조사 및 문제해결력 등 통합적인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암기식 학습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더 중요해지면서 토론학습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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