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미 기자 ] 기억력 좋기로 소문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의 너무나 명백한 실수에 한은 직원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 14일 기준금리 동결 직후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저평가 덕분이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기초적인 오류를 범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대부분 신흥 경제권에서 온 것이라며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오히려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별 경상수지 통계를 작성한 1998년 이후 한국은 미국과의 경상 거래에서 단 한 해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김 총재는 정운찬 전 총리, 장승우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경기고 3대 천재’로 불린다. 2000년대 초반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재직할 때는 직원들의 나이와 승용차 번호까지 모두 외울 정도로 뛰어난 기억력의 소유자다. 이런 김 총재가 ‘돌발 실수’를 저지르자 한은 직원들 사이에 화젯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김 총재는 15일 한은 본관에서 국민·우리·신한·하나·산업은행 등 8개 은행장과 조찬 모임을 열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비해 은행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김 총재는 “최근 자본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신용 공급에서) 은행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경영 여건이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은행장들이 역할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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