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EU 경기회복 수혜
정부 재정건전성 긍정적
공공·가계부채가 불안요인
[ 하헌형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14일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톰 번 무디스 부사장(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무디스·한국신용평가 공동 주최로 열린 ‘크레디트 리스크 콘퍼런스’에서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의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한국은 (수출 증가 등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내년에는 최대 4.0%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은행(3.8%)과 기획재정부(3.9%)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보다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높은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4.0%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된다.
번 부사장은 “한국 경제가 4%대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관건은 해외 수요(수출)의 회복과 가계부채 문제의 해결”이라며 “특히 과도한 가계부채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한국 정부의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대해 번 부사장은 “정부의 재정건전성, 외부 충격에 대한 강한 경제 회복력, 수출 기업의 높은 경쟁력, 지정학적 리스크(북한) 완화 등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인도 있지만, 가계·공공부채 증가가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상위 4위 등급)’로 평가하고 있다.
번 부사장은 또 “북한 리스크가 존재하는 한 한국이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받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핵실험 등을 이유로 한국의 신용등급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무디스는 한국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과 관련해서는 “우호적인 경제환경에 힘입어 대체로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기업들은 차입금 규모가 커 등급이 강등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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