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업체들의 수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레노버, 화웨이 등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레노버 등 중국 IT 업체들을 더 이상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는 한 수 아래가 아닌 위협적인 경쟁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 신 사장 설명이었다.
11일 현대증권은 레노버가 삼성전자, 애플을 위협하는 가장 빠른 패스트 팔로워(선도업체의 제품, 기술을 빠르게 추격하는 기업)라고 평가했다. 이 회사 김경민 연구원은 "세계 IT 시장 후발업체 중 가장 돋보이는 곳은 레노버"라며 "2분기(7~9월) 실적 또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레노버가 발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3%, 36% 증가한 10조4000억원, 23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레노버가 1984년에 설립된 후 30년만에 달성한 분기 최대 실적이다. 이날 홍콩증시에 상장된 레노버 주가는 2.2% 오른 상승마감했다.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주력 사업부문인 PC였지만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 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였다. 이들 분야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어 출하량이 전년보다 78%, 421% 급증했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4위를 기록,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한 추격 속도를 높였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는 화웨이와 레노버가 치고 올라오면서 LG전자는 3위 자리를 빼앗겼다.
PC 점유율은 전년 동기보다 1.9%포인트 상승한 17.7%로 1위를 유지했다. 이는 미국, 브라질 등에서의 점유율 확대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IT 하드웨어 업체 중 3대 핵심제품 (PC, 스마트폰, 태블릿PC)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의미있는 점유율과 수익률을 보이는 곳은 애플과 삼성전자 뿐"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레노버도 제품 믹스나 점유율 측면에서 후발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레노버의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홈그라운드인 중국 밖에서의 성장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레노버는 비중국권 매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2분기 중국향 매출비중을 43%에서 39%까지 떨어뜨렸다. 대신 인도네이사, 인도 등 신흥국가에 최신 스마트폰 등을 발빠르게 출시하고 있다.
현재 레노버가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 10개국에 불과하지만 조만간 남미, 중동, 아프리카로 판매지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내년 2분기께는 서유럽 지역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레노버가 적극적으로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D램 등 핵심부품 수요를 견인할 수 있고, 후발업체 중 가장 돋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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