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이 동양그룹 사태로 되레 이득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동양그룹 사태가 불거지면서 보험계약 해지가 늘었지만 과거에 계약한 고금리 저축보험 중심으로 이뤄져 부채부담이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7일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돈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동양생명의 2분기(7~9월)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314억원을 소폭 웃돈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36.8% 증가한 450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의 경우 동양그룹 사태에 따른 저축보험 해지 등의 여파로 5.9% 감소한 1조1284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실적은 동양그룹 주식감액손실(18억원), 동양골프장 회원권 상각비(50억원), 파이낸스 대출(9억원) 등 총 77억원의 일회성요인이 반영된 수치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동양그룹 사태에 따른 저마진 저축보험 해지 여파로 2분기 매출이 컨센서스를 하회했다"면서도 "동양그룹 사태 이후 고금리 저축보험부채가 해약으로 많이 사라져 은근히 덕을 본 셈"이라고 진단했다.
고금리 저축보험 중심으로 해지가 나타나 부채부담이율 하락 속도가 연 63bp 수준으로 매우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동양생명은 동양그룹에서 독립돼 있다는 점에서 일부 노이즈 마케팅 효과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동양생명은 소유구조상 보고펀드 소속이고, 회계적으로도 동양그룹의 연결대상이 아니다.
이태경 연구원은 "현재 동양그룹의 동양생명 지분은 3%이고, 보고펀드를 통한 간접 지분을 합쳐도 8.9%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재 자금상황상 행사가 매우 어려운 수준의 콜옵션이 걸려있기 때문에 직접지분만이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동양그룹 사태로 인한 보험계약 해약 증가와 저축 및 연금의 신규 계약 유입 감소는 일시적인 사안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승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신규 계약 유입 감소 등 동양그룹 사태의 영향이 일회성으로 마감됐다는 점에서 손익이나 가치 측면에 특별한 영향이 없다"며 "업종 내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속설계사 수가 반등하면서 보장 연납화보험료(APE) 성장과 위험관련 이익 규모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올 들어 월평균 100명의 설계사가 순증했고, 현재 지난 3월 말 대비 약 500명의 설계사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동양생명은 동양그룹 사태 이후 그룹과 선긋기에 나섰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에 동양그룹과의 계열 분리를 신청한 상태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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