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혜 기자] 방송인 유병권, 그의 이름 세 글자를 듣고 그를 쉽게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홍제동 김수미’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유병권은 2010년
SBS 스타킹에 출연해 배우 김수미의 완벽한 성대모사를 보여 ‘홍제동 김수미’라는 별명을 얻으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였지만 처음 들어갔던 소속사가 없어지고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1년 반 정도의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다.
“스타킹 출연 이후에 1년 반 정도 방송활동을 했는데 할수록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응도 점점 줄어드는 게 느껴지니까 당장 1, 2년 후가 깜깜하고 불안해졌어요. 그래서 방송을 접고 다른 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방송에 대한 마음을 접을 수가 없었어요. 많이 갈등을 겪었어요. 어차피 해도 ‘성대모사 잘하는 애’ 정도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안 되더라도 끝까지 해보자는 맘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죠”
그가 방송인으로 돌아오는 데는 김수미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첫 방송부터 그를 지켜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은 김수미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유병권 편에 출연해 “기특했다. 어렸을 때부터 내 목소리를 연구하고 연습했다는 게 기분이 좋기도 하더라 그래서 병권이가 방송을 하게 되면 힘이 돼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그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병권은 현재 SBS ‘붐의 영스트리트’, ‘박영진 박지선의 명랑특급’, ‘이숙영의 파워FM’, 국군방송 ‘마이프렌드 일락입니다’ 등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최근 출연한 MBC ‘컬투의 베란다쇼’에서는 화려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냐는 물음에 그는 망설임 없이 신동엽 같은 MC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대답했다. 신동엽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재치를 닮고 싶다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진행이 더 체질에 맞는 것 같다며 쑥스러운 듯이 웃었지만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각종 행사의 MC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실제로 10월에는 ‘2013 잔다리 페스타(Zandari Festa)’의 메인 MC를 맡아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하기도 했다. 신인배우 남설아와 함께 공연 생중계, 아티스트 인터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그 모습은 유스트림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다.
그는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며 홍제동 김수미가 아닌 방송인 유병권으로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에 설레고 즐거워하고 있었다. 김수미 성대모사는 지금의 그를 있게 해준 소중한 재능이지만 한편으로는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되는 벽이기도 하다.
“김수미 선생님의 성대모사를 버리고 싶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 캐릭터가 너무 강해서 그걸 넘어서지 않으면 진정한 저를 보여드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저는 홍제동 김수미를 하나의 가면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재능이라는 가면. 어떤 상황에서도 진정한 저를 잃지 않으면서도 어떤 것도 다 소화해 낼 수 있는 여러 개의 가면을 가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유병권은 홍제동 김수미가 아닌 진정한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일환으로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기초부터 실력을 쌓아가고 있으며 그 노력을 인정받아 단편영화에 캐스팅, 2013 겨울에는 첫 영화에 도전한다.
유병권은 성대모사나 입담 뿐 아니라 미술에 대한 재능도 뛰어나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공부했던 그는 회화는 물론 가죽공예, 사진, 타투, 인테리어, 가구디자인 등 못 하는 게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지금은 본가에 들어가 있지만 혼자 살 때는 가구를 만들어 쓸 정도였다.
그 많은 재능이 아깝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방송활동으로 나 자신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도전하고 싶다는 그에게서는 방송인으로서의 포부와 열의가 보였다.
“아직 방송인 유병권을 완벽하게 보여드리지 못했어요. 지금 저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서 조급해하지 않고 기본부터 하나씩 하나씩 충실히 쌓아나가려고요. 진짜 유병권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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