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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아침] 색에 죽고 색에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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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정석범 기자 ]
색깔 한 번 잘못 써 패가망신한 화가가 있다. 주인공은 명나라 초기의 화가 대진(戴進·1388~1462). 그는 워낙 그림을 잘 그려 나라 안에 칭송이 자자했다. 선종(宣宗·재위 1425~1435)은 그가 수도에 오자 궁궐로 불러들였다. 궁정화가의 꿈을 갖고 있던 대진은 황제에게 ‘추강독조도(秋江獨釣圖)’라는 그림을 보여줬다. 어부가 붉은 색 옷을 입고 홀로 낚시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붉은 색 옷은 관복을 상징하는 것으로 화원이 되고 싶은 자신의 의지를 피력한 것이었다.

그러나 대진 같은 실력자가 들어오길 꺼리던 궁정화가들은 어부에게 붉은 옷을 입힌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필시 불순한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모함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대진은 남쪽으로 도주해 결국 저잣거리를 떠돌다 생을 마쳤다. 그러나 그의 파격적인 화법은 많은 추종자를 낳아 그는 절파(浙派)의 시조가 된다.

궁정화가들도 그의 화법을 따랐는데 장로(張路)도 그런 추종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도 선배를 본받아 격식 파괴에 앞장섰다. 인물을 과감히 클로즈업했을 뿐만 아니라 절벽과 나무를 추상적으로 묘사했다. 대진은 비록 관료는 되지 못했지만 명나라 최고 화가 중 한 명이라는 최상의 명예를 누리게 됐다. 불행도 영예도 다 색 때문이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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