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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경제관계에서 보이는 불안한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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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간 경제협력이 급속도로 약화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대한(對韓) 투자가 올 들어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0%나 급감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사건을 계기로 확대됐던 일본 제조업체들의 한국 투자가 2년여 만에 확연히 꺾인 모양새다.

일본의 민간경제연구소인 일본종합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일 경제관계가 기로에 섰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미 일본 기업들의 투자 유망국가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렸다는 일본 국제협력은행의 조사도 나와 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수가 30% 줄어든 것도 예사롭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안팎의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급속한 엔저 및 원고,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 등으로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투자 메리트가 분명히 줄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같은 법안들은 정치권 공방에 밀려 아직도 국회에서 낮잠만 자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기업이 가장 우려하고 걱정하는 사태가 벌어진 마당이다. 서울고법이 지난 7월 신닛테쓰스미킨(新日鐵住金·옛 신일본제철)에 대해 일제시대에 징용했던 조선인 근로자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신닛테쓰 측은 이에 불복해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로 연말에 확정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에서 배상이 확정되면 한국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대부분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제까지 한·일 간에 정치관계가 나빠지더라도 두 나라 기업과 기업인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최근 돌아가는 상황은 심상치 않다. 올 9월까지 대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5%나 줄어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과 일본 정부 모두 민간 차원의 경제 협력을 살리는 데 비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제관계가 활기차게 돌아가야 정치 외교 등의 정상화에도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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