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MVNO·이동통신 재판매)이 최대 약점이었던 유통망 개선에 힘입어 가입자 수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알뜰폰 사업자로부터 망 임대료를 받지만, 가입자 이탈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 수는 1만118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전국 226개 우체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17일만에 1만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595명이 우체국에서 알뜰폰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트도 SK텔레콤 망을 빌려 지난 17일부터 알뜰폰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쇼핑과 이동통신 요금을 연계한 이마트는 하루 평균 2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전국 80개 매장을 보유 중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부터 KT 망을 이용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을 빌려 기존보다 30~40%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최근에는 대형 유통점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면서 통신업체 3사의 가입자를 뺏는 경쟁이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체 휴대폰 가입자 중 알뜰폰 가입자 수가 아직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망 임대료를 받기는 하지만 가입자가 계속 이탈하게 되면 손해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신사들은 기존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한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KT는 지난 7월 'LTE-A' 서비스 지연에 따른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데이터를 2배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9월 중순부터 3~5만원대 요금제의 데이터를 대폭 확대했다.
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1일 데이터 제공량이 2GB로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동영상 데이터 특화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데이터 제공을 자사 서비스 플랫폼에 대부분 한정, 가입자를 잡아두는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형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마트 알뜰폰과 같이 통신요금 할인을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출시될 경우 통신사들의 요금인하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지를 위한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하며 기존 예상과 다른 국면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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