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매 러시로 자산운용사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지만 펀드 내 주식 비중은 오히려 연중 최대치를 기록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442억원이 빠져나가 35거래일째 펀드 환매가 이어졌다.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를 지속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의 역대 최장 순유출 기록은 연일 경신되고 있다. 이 기간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 규모는 5조2877억원에 달한다.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자산운용사들은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 코스피시장에서 투신권(자산운용사)의 움직임은 펀드 자금 흐름과 거의 일치한다. 투신권은 지난 9월5일부터 31일째 코스피에서 '팔자'를 이어가며 5조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웠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주식을 매도하면서도 펀드 내 주식 비중은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들이 증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펀드들의 주식 편입 비중은 지난 22일 기준 95.34%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말 기준으로 볼 때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7월말 93.67%까지 낮아졌던 액티브펀드 내 주식 비중은 8월 말 94.43%, 9월말 94.92%를 거쳐 계속 증가추세를 보였다. 이 기간 코스피도 1800대에서 2000대까지 상승했다.
그러다보니 펀드매니저들은 펀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식을 더 사고 싶지만 펀드 환매로 추가 매수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상황이지만 돈은 계속해서 빠지고 있어 종목을 조정하는 수준에서 최대한 수익률을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라며 "박스권 상향 돌파 추세가 이어지면 환매 패턴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펀드매니저도 "차익 실현할 수 있는 종목 중심으로 매도하고 있지만 시장을 따라가기 위해 주식 비중은 줄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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