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4대강 공사비'소송 낙동강 달성보 설계변경 33번
건설사 "공사하고도 손해 봐"
주요공사 '턴키방식' 발주
수자원公 "추가지급 이유 없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4대강 사업에 참여했던 건설사 13곳이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공사비를 추가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잦은 설계변경으로 공사를 하고도 손해를 봤는데 담합 혐의로 검찰에 기소를 당하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해 소송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4대강 사업에 참여한 다른 건설사들도 비슷한 처지여서 유사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4대강 사업은 16개 보 건설 등에 총 공사비 22조2000억원이 투입된 대형 국책사업이다.
◆“잦은 설계변경에 공사비 상승”
소송의 주요 쟁점은 누가 설계변경의 원인을 제공했는지가 될 전망이다. 시공사가 자체 판단으로 설계변경을 했는지, 수자원공사의 요구로 설계변경을 했는지에 따라 책임이 갈린다.
소송을 낸 건설사들은 수자원공사가 설계변경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현대건설 측에 따르면 정부는 강에서 퍼낸 준설토의 처리 방안을 놓고 고민하다 이를 농지 리모델링에 쓰겠다고 결정하고 관련 공사를 지시했다. 그 결과 달성보(사진) 공사 도중 농지 리모델링 비용으로만 22억2300만원이 추가로 들었다. 22공구(달성보) 전체로 33차례 설계변경이 있었다는 게 건설사들의 주장이다.
GS건설 컨소시엄이 맡은 18공구(함안보) 공사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는 수자원공사가가 물막이(공사를 위해 임시로 물을 막은 보) 높이를 11.5m에서 5m로 낮추라고 지시하는 바람에 현장이 홍수에 휩쓸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공사가 지연됐고 복구 등으로 시공사들은 147억원의 비용을 더 들여야 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건설사에 일임하는 턴키 방식으로 공사를 발주했기 때문에 공사비 추가 정산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공사를 수행하는 건설사가 총액을 받은 뒤 모든 책임을 지고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를 추가로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수천억원대 줄소송 가능성
대형 건설사들은 “모든 사업을 기획하고 공사를 지시한 수자원공사가 이제 와서 국민 정서에 편승해 정당한 공사대금도 주지 않으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사들도 소송을 검토하고 있어 소송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3947억원 규모의 22공구 한 곳에서만 367억3400만원(9.3%)의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다. 전체 170개 공구 중 턴키로 발주된 26개 공구의 총액 4조9000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소송가액은 최대 4500억원까지 치솟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공사들은 4대강 사업으로 손해를 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4대강 공사를 하면서 담합으로 과징금을 낸 데 이어 형사처벌도 받을 위기인데 금전적 손해까지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양병훈/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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