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경매. 설립 5년만에 청산 절차 돌입
이 기사는 10월10일(06:4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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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5일 웅진폴리실리콘 상주 공장이 경매 물건으로 나온다. 사실상 웅진폴리실리콘이 통째로 경매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상주공장 외에는 별다른 사업부문이 없기 때문이다. 동종업계 국내 2위의 원가경쟁력을 자랑하던 대기업 핵심 계열사가 설립 5년만에 경매로 공중분해되는 이례적인 사태를 맞게 됐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이미 각종 화학 약품 등 재료들이 모두 폐기되고, 인적 없는 유령 회사가 됐다. 경매로 기계와 토지 등 고정자산이 팔리면 회사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태양광 부진에도 ‘공격 앞으로’
웅진폴리실리콘은 2008년 7월 웅진그룹이 태양광 사업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한다는 포부에 따라 탄생했다. 이듬해에는 미래에셋 사모펀드(PEF)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받는 등 외부 투자도 이어졌다. 2011년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올해 상장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이번에 경매에 넘어간 상주 공장은 웅진그룹 태양광 사업의 상징으로 평가받았다. 2011년 4월 열린 상주 공장 준공식에는 웅진그룹과 경상북도 고위층이 총출동했다. 이 공장은 웅진그룹이 5500억원을 쏟아부어 순도 나인-나인(99.9999999%)급 이상의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을 갖춘 최첨단 시설로 건립했다. 연간 생산량 5000t 규모. 윤석금 회장은 “지속적인 추가 투자를 통해 2013년까지 총 생산량을 세계 6위권인 1만7000t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분야의 경고등은 이미 2009년부터 켜져있었다. 그해 1월 ㎏당 122달러 수준이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약세를 이어가며 10월에 61달러로 반토막 났다. 2011년말에는 28달러로 밀렸다. 그 사이에 KCC, LG화학 등 폴리실리콘 증설이나 신규진출을 추진하던 회사들은 이를 보류하거나 중지했다. 하지만 웅진은 “원가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며 공격 행보를 이어갔다.
◆설립 5년만에 경매로 공중분해
건설과 태양광 사업 부진에 못견딘 웅진그룹은 지난해 9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웅진폴리실리콘도 다음달 부도를 맞았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에 갚지 못한 자금이 3000억원을 웃돌았고 현대중공업에 폴리실리콘을 공급키로 하고 받은 선수금도 1500억원에 달했다. 지자체들도 수백억원대 담보를 잡고 있었다.
웅진그룹은 법정관리 직전 우리투자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해 웅진폴리실리콘의 매각작업에 나섰다. 웅진측은 “국내외에 관심을 갖는 인수후보들이 많다”며 매각을 자신했다. 태양광에 관심있는 기업이라면 폴리실리콘 가격 회복 이후 신규생산라인 확충에 나서는 것보다 상주 공장을 인수하는게 유리하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해지고 거래가 끊기면서 공장 가동은 중단됐다.
350여명의 임직원은 20여명으로 줄었다. 사람들이 떠나고 관리가 허술해지다보니 올해초에는 염산 누출 사고로 대표 등이 입건되는 곤욕을 치렀다. 결국 지난 3월 192t의 잔여 유독물이 모두 폐기처분하고 회사는 문을 닫았다. 90%가 넘는 가동률로 청리산업단지의 밤을 밝히던 공장은 지금 불빛 하나 찾아볼 수 없다.
상주공장은 건물면적 5만2529㎡, 토지면적 37만3848㎡로 감정가는 4019억3800여만원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차 입찰에서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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