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대학이라 해서 기초과학이나 순수학문 연구에 그쳐선 안 된다.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보라. 연구중심대학이 기술혁신과 기업인 육성에 핵심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3 세계연구중심대학 총장회의'. 전세계 30개국 60여개 대학에서 모인 120여명의 총장과 부총장들이 기술혁신과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열띤 논의를 펼쳤다.
발표자로 나선 독일 베를린공대 요르크 스타인바흐(Jorg Steinbach) 총장은 "10년 전만 해도 기업가정신(enterpreneurship)이란 용어조차 몰랐지만 이젠 대학이 기업가정신을 전파하는 게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며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대는 이러한 형태로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의 역할과 함께 세제 혜택 등 현실적 지원책을 강조했다. 스타인바흐 총장은 "벤처기업에 유리한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터키의 경우 인큐베이팅 과정에서 세금을 면제해줄 뿐 아니라, 벤처기업 육성에 기여하는 대기업에도 세제 혜택을 준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대학은 연구와 발견을 통해 국가 경제와 국민 웰빙에 기여해 왔지만 인프라·노하우 부족으로 인해 창출한 지식과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혁신엔진으로서의 대학'을 주제로 발표한 미국 UC어바인 마이클 드레이크(Michael Drake) 총장도 "이전엔 대학이 인문학 교육에 집중한 반면 지금의 대학은 마치 기업처럼 교수진이 신지식과 기술을 적극 창출하고, 이를 이전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고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KAIST가 주최하는 세계연구중심대학 총장회의는 2008년 시작돼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이번 회의의 대주제는 '연구대학의 역할과 책임: 지식창조·기술이전·기업가정신'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사우디 아람코, 엘스비어, 톰슨로이터, 삼성중공업 등이 후원했다.
강성모 KAIST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연구대학 위주로 바이오밸리와 과학기술클러스터가 만들어지는 등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에 있어 대학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학은 기업·정부와 협력을 통해 어떻게 지식을 창조·활용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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