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멘토로 나선 이윤우 삼성전자 상임고문
충주 건국대서 '열정樂서' 콘서트
한경 정규재 실장도 경제학 강연
“단순한 게 최고(Simple is the best). 제 좌우명이자 경영철학입니다. 꿈을 멀리서 찾지 마세요.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윤우 삼성전자 상임고문(사진)이 14일 충주 건국대 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樂서’ 무대에서 반도체와의 만남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꿈을 이뤄나간 인생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이 고문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68년 삼성전관에 입사했다. 1984년 삼성반도체 이사, 1996년 삼성전자 대표, 2005년 기술총괄 겸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을 맡으며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이끌었다.
반도체와의 인연은 그가 열아홉살 되던 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실린 집적회로(IC) 개발 기사를 보면서 시작됐다. 이 고문은 “이 거대한 기술혁신이 인류의 미래를 바꿀 것으로 생각하고 반도체 기술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막연한 꿈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입사 후엔 밤낮없이 반도체 핵심 기술을 익혔다. 그는 “허허벌판에 용인공장을 지을 땐 3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지만 클린룸 공장을 불과 6개월 만에 완성했다”며 “겨울이면 공사장 보온용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했기 때문에 콧속은 늘 시커먼 그을음으로 가득했다”고 회상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것은 절박함과 열정이었다. 이 고문은 “1984년 처음으로 국산 256K D램을 내놨다”며 “오전 3시에 이사급에 불과한 기술자가 회장 등 최고경영진에 바로 전화를 걸어 잠을 깨워도 모두 기뻐할 정도로 대단한 성공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삼성은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반도체 사업 투자를 늘려갔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1993년 이후 지금까지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고문은 강연에 귀를 기울이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열정을 갖고 창의성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그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너무 불안해하지 말라”며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날 ‘열정樂서’ 콘서트에선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도 연사로 나서 젊은 청중에게 ‘진짜 경제학, 가짜 경제학’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 실장은 자원고갈론부터 대기업의 성장까지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알기 쉽게 소개하며 일부 정치권과 학계의 잘못된 주장을 비판했다.
다음 ‘열정樂서’ 강연은 오는 28일 부산 KBS홀에서 열린다. 소설가 이문열 씨와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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