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무로 대한극장 주변은 한때 ‘애완동물의 메카’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 10일 찾은 ‘애견 거리’는 한산했다. 10곳 정도만 영업하고 있었다.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애견 거리가 조성된 것은 1960년대였다. 1950년대 서울 명동에 있던 국내 최초 애완동물센터 ‘애조원’이 명동 개발에 밀려 충무로로 옮겨가면서 관련 용품 점포가 하나둘씩 자리잡기 시작했다. 1980~1990년대 애완견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이 거리에 사람이 넘쳤다.
이곳이 위축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자 대형 유통업체들이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2010년 애견호텔, 카페, 유치원, 미용실 등의 시설을 갖춘 ‘몰리스펫샵’을 열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부터 반려동물 용품 전문 판매점에 동물병원 놀이터 등을 함께 입점시킨 ‘펫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올 들어 동물병원 전문기업인 쿨펫과 협력해 반려동물 서비스 전문관 ‘아이 러브 펫’을 개점했다. 영세상인이 주를 이루던 애견거리는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인터넷 발달도 충무로 애견거리에 직격탄이 됐다. 소비자는 인터넷 관련 카페에서 반려동물을 직접 거래하기 시작했다. 반려동물 커뮤니티도 점점 활성화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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